어느 날, 문득 사람들이 없는 마을이 그리워졌다.
북적이는 야시장도, 사진이 넘쳐나는 유명 관광지도 아닌 곳.
그냥 천천히 걷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아무도 눈치 주지 않는,
그런 곳을 찾아 떠났다.
기차 창밖으로 논밭과 숲이 지나가고
도착한 곳은 **산이(三義, San Yi)**라는 작은 시골 마을.
기차역을 나오자 공기엔 은은한 나무향이 섞여 있었다.
누군가는 여길 ‘목공의 마을’이라 부른다.
나는 여길 ‘쉼표의 마을’이라 기억한다.
📍 산이는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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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대만 중서부 먀오리현(苗栗縣, 먀오리 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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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대만 최대 목공예 중심지, 과거 철도 거점 → 예술촌으로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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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고요한 산과 계곡, 붉은 벽돌, 나무 창문, 목조 조각
🚉 가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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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 출발: TRA 일반 기차 → 산이역 (約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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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출발: 고속버스 or TRA → 타이중 or 위안린 → 산이 환승 (約 2~2.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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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 타이중 → 국도 3호선 경유 → 약 1시간
🚲 현지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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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역 앞에서 자전거 대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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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후쥐 거리, 박물관, 롱텅교 등은 자전거/도보 이동 가능 거리
🪵 산이에서 꼭 경험해야 할 것들
1. 산이 목조 박물관(木雕博物館, 무디아오 보우우관)
이 마을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18세기부터 이어진 대만 전통 목공예의 역사와
현대적인 조각 미술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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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새겨진 불상, 용 조각, 민속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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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으며 한 작품 한 작품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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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클래식 음악과 함께, 숲처럼 마음이 정돈됨
🎫 입장료: NT$80
🕒 운영시간: 오전 9시 ~ 오후 5시
📍 박물관 외부 정원도 산책하기 좋음
2. DIY 목공 체험 – 나만의 나무 조각 만들기
산이에는 수많은 작은 공방이 숨어 있다.
그중 일부는 여행객을 위한 체험 교실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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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을 고르고, 도안을 정하고, 조각을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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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질과 오일 코팅을 하며 차분해지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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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티코스터, 나무 스푼, 열쇠고리, 간단한 인테리어 소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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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손끝에서 완성되는 ‘기억’
📍 추천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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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목예(景星木藝): 다양한 체험 + 따뜻한 장인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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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의목공공방(三義木工工房): 현지 학생도 참여하는 체험 중심 공방
💡 대부분 현장 접수 가능하나, 주말은 사전 예약 권장
3. 미후쥐 거리(木雕街, 목조 예술 거리)
산이역에서 10분 거리,
작고 조용한 골목 안에
나무로 만든 고양이, 부엉이, 연꽃, 전통 가면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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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마다 손으로 깎은 나무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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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공방마다 저마다 다른 나무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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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예 기념품도 판매 (차 받침, 브로치, 연필꽂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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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마저 든다
4. 롱텅 파괴교(龍騰斷橋, 붉은 벽돌 철도 유적)
1935년 지진으로 붕괴된 철도 다리의 유적.
지금은 붉은 벽돌 기둥 몇
개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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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기둥과 초록 숲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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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철(3월)과 단풍철(11월)에 특히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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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스팟으로도 유명하며 일몰 시간대는 황금빛으로 물든다
🚴 산이역 → 자전거 20분 / 택시 10분 거리
🍽 산이의 따뜻한 맛들
🫖 찻집에서의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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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목재 인테리어와 고산차를 제공하는 전통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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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너머로 산을 보며 마시는 따뜻한 우롱차는 그 자체로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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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크래커, 말린 과일과 함께 제공되는 세트도 있음
🍜 현지 식당
식당 이름 | 메뉴 |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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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무 국수집 | 간장 국수, 말린두부 | 소박한 로컬 맛집 |
사방미(四方味) | 죽순 볶음, 돼지고기 덮밥 | 마을 사람들 단골 식당 |
나무그늘 카페 | 티라미수, 핸드드립 커피 | 목재로 꾸민 조용한 카페 |
🍡 간식 추천: 수제 땅콩 강정, 현지 쿠키, 고산차 말차롤
🏡 감성 숙소 – 나무와 함께 잠드는 밤
숙소 이름 | 스타일 | 가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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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호스텔 | 전통 가옥 + 현대적 감성 | NT$1,200~2,500 |
우드인 BnB | 자연 친화적, 커플 여행 추천 | NT$2,000~3,000 |
산이 민박 | 현지 가족이 운영, 조용한 골목 | NT$1,000~1,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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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조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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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숙소는 자전거 무료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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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있는 숙소는 밤하늘 감상용으로 좋음
📷 인생샷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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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후쥐 거리의 나무 고양이 조각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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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텅 다리 붉은 기둥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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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에서 사포질하는 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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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 창가 너머로 스며드는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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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체험 후 완성된 내 작품과 한 컷
🎒 1박 2일 여행 일정 추천
Day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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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 출발 → 산이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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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박물관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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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후쥐 거리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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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에서 우롱차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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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체크인 → 롱텅교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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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현지 식당에서 조용히
Day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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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 → 목공예 DIY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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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 구경하며 기념품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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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근교 한 바퀴 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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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 귀환
🧡 마무리 후기 – 말 없는 나무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다
산이는 조용하다.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부담도,
다녀왔다는 인증을 남겨야 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나무가 말없이 서 있고
사람이 그 옆을 조용히 지나갈 뿐이다.
산이에선 그런 말이 들린다.
“지금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다음에 마음이 소란해질 때,
나는 다시 이 나무 마을을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