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의 심장: 석조 레이스, 산 미켈레 교회의 황금빛 로마네스크

루카의 황금빛 심장: 산 미켈레 인 포로 교회(Chiesa di San Michele in Foro)

루카를 여행한다면, 도시 중심부에 우뚝 선 산 미켈레 인 포로 교회를 반드시 만나게 됩니다.

이 교회는 단순한 종교 건물을 넘어, 고대 로마부터 중세 코무네(자치 도시)의 중심이었던 루카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과 같습니다.

그 깊은 매력을 자세히 탐험해 볼까요?

산 미켈레 인 포로 교회는 그 이름("포로(Foro)": 로마 시대 포럼, 즉 공공 광장)에서 알 수 있듯이, 고대 로마 시대의 포럼이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세워졌습니다.

역사적 의미: 교회는 이미 795년에 언급되었으며, 1070년 교황 알렉산데르 2세의 명령으로 재건되었습니다. 1370년까지는 루카 코무네의 가장 중요한 의회였던 Consiglio Maggiore(대평의회)가 열리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종교, 정치, 상업 활동이 모두 이루어지던 루카의 진정한 심장부였습니다.

산 미켈레 인 포로 교회의 가장 눈부신 매력은 바로 파사드(정면 외벽)입니다.

섬세하고 화려한 장식 덕분에 '석조 레이스(Stone Lace)'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4단 로지아 (Loggia): 하단은 맹목적인 아케이드(Blind Arcade)로 구성되어 있고, 상단은 무려 4단으로 겹겹이 쌓아 올린 작은 회랑(로지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회랑들은 각기 다른 양식과 크기의 기둥들로 받쳐져 있어, 시각적으로 역동적인 느낌을 줍니다.
화려한 조각: 파사드는 성서 속 장면, 신화적 인물, 동물, 식물 문양 등 수많은 상감 세공과 부조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 섬세한 디테일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것이 관람 포인트입니다.
대천사 미카엘 상: 파사드 최상단에는 교회의 수호성인인 대천사 미카엘(San Michele Arcangelo)의 4m 높이 대리석 상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미카엘 천사의 손가락에 거대한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탑 위를 올려다보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성모자상 (Madonna salutis portus): 파사드 오른쪽 하단에는 1476년 페스트(흑사병) 종식을 기념하며 조각가 마테오 치비탈리(Matteo Civitali)가 제작한 성모자상이 있습니다.

화려한 외관과 달리 교회 내부는 3개의 네이브(신랑)와 두 개의 측랑으로 이루어진 비교적 간결한 로마네스크 양식입니다.

그러나 내부에 소장된 예술 작품들은 루카의 역사적 가치를 증명합니다.

루카 델라 로비아의 테라코타: 이탈리아 르네상스 조각가 루카 델라 로비아(Luca della Robbia)가 만든 '성모자상(Madonna with Child)' 테라코타(구운 점토) 작품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필리피노 리피의 제단화: 남쪽 트란셉트(날개 부분)에는 르네상스 화가 필리피노 리피(Filippino Lippi)가 그린 '네 성인(Four Saints)' 패널화가 있습니다. (성 헬렌, 성 제롬, 성 세바스찬, 성 로크를 묘사)

산 미켈레 교회는 루카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배경을 제공합니다.

아침 햇살 정면샷: 파사드가 동쪽을 향하고 있어 오전 시간대에 방문하면 햇살이 교회의 화려한 조각과 하얀 대리석을 황금빛으로 비춥니다. 그림자가 길어지지 않아 입체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광장에서의 전경: 광장 분수대 근처 또는 광장 모서리에서 교회 전체를 배경으로 인물 사진을 찍어보세요. 광장의 여유로운 분위기와 교회의 웅장함이 대비되어 멋진 샷이 나옵니다.
세부 디테일: 카메라의 줌 기능을 활용하여 미카엘 천사상, 로지아의 각기 다른 기둥들, 그리고 섬세한 부조 장식들을 클로즈업해 보세요. 루카-피사 로마네스크 양식의 예술성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산 미켈레 광장은 루카의 중심인 만큼 쇼핑과 다른 명소로의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주변 관광지:
- 토레 델레 오레 (Torre delle Ore, 시계탑): 광장에서 필룽고(Fillungo) 거리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루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탑이 나옵니다.
- 필룽고 거리 (Via Fillungo): 루카 구시가지의 메인 쇼핑 거리. 이 거리를 따라 걸으며 아기자기한 상점, 부티크, 제과점 등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 암피테아트로 광장 (Piazza dell'Anfiteatro): 필룽고 거리를 지나 연결되는, 고대 로마 원형극장 터 위에 지어진 타원형 광장입니다.
쇼핑:

부체라토 (Buccellato): 산 미켈레 광장 주변에서 루카의 대표적인 전통 빵인 부체라토를 파는 제과점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건포도와 아니스(Anise) 향이 특징인 달콤한 빵으로, 루카를 방문했다면 필수 시식 코스입니다.
트라토리아 (Trattoria): 광장 주변에는 관광객을 위한 식당도 많지만, 광장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 안쪽의 작은 트라토리아에서는 토르델리 루케제(Tordelli Lucchese, 루카식 만두 파스타)나 트러플(송로버섯) 파스타 등 루카의 전통 가정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노천카페: 광장 주변의 노천카페에 앉아 화려한 교회를 바라보며 커피나 베르나차 디 산 지미냐노 와인 한 잔을 즐기는 것 자체가 최고의 휴식입니다.

루카 자전거 투어: 루카 성벽을 자전거로 돌며 한 바퀴 돌아본 후, 시내로 들어와 산 미켈레 광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선을 추천합니다.
ZTL 구역: 루카 구시가지(성벽 안)는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ZTL 구역입니다. 렌터카 여행 시 성벽 밖 지정된 주차장을 이용해야 합니다.
푸치니 음악: 루카에서는 푸치니의 오페라 공연이나 콘서트가 자주 열립니다. 방문 전에 공연 일정을 확인하여 중세 도시의 밤을 음악으로 채워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루카의 산 미켈레 인 포로 교회는 그 화려한 파사드만으로도 충분히 루카를 방문할 이유가 됩니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석조 레이스를 바라보며, 고대 로마의 광장이었던 이 곳에서 중세의 사람들이 정치, 종교, 삶을 어떻게 영위했는지 상상해 보았습니다.

여유와 낭만이 가득한 루카의 '황금빛 심장'을 꼭 경험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