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찾아보고 왔는데요”… 상담 고객에 진땀 흘리는 약국, AI 시대의 새 풍경


 


요즘 약국에선 예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자주 펼쳐집니다.

“안녕하세요~ 이 약 챗GPT에 물어봤는데요...”
어느새 상담 테이블 너머에서 이런 말을 듣는 일이 낯설지 않게 된 것입니다.

사실 처음엔 조금 당황했습니다.
"챗... 뭐요?" 하며 얼떨결에 웃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챗GPT’라는 단어만 들으면 등줄기에 약간의 긴장감이 흐릅니다.


💊 환자의 말, AI의 답 – 그리고 약사의 책임

AI가 등장하고,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누구나 검색 몇 번이면 질병 증상, 복약 정보, 약물 상호작용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약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스마트폰을 들고 와 이미 ‘자기 진단’을 마친 고객들도 꽤 많습니다.

“챗GPT가 이 약은 간에 안 좋다던데요?”
“챗GPT는 이 약과 비타민 같이 먹으면 안 된다고 했어요.”
“이 증상은 빈혈일 확률이 85%라고 하던데, 이 약 주세요.”

그럴 때마다, 머릿속은 빠르게 회전합니다.
물론 챗GPT가 알려주는 정보 중에는 과학적이고 타당한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문맥과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일반론’이 실제 복약 지도에 끼어들 때입니다.




😅 "아, 그건 일반적인 경우고요..."

AI와 사람 사이의 오해 조율

약국 상담은 책을 읽듯 정답을 고르는 작업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체질, 복용 중인 약, 동반 질환, 생활 습관까지 다르고, 약을 권하는 데는 수많은 고려사항이 필요하죠.
AI는 방대한 정보를 알려줄 순 있어도, ‘당신에게 맞는 조언’을 주진 못합니다.

그래서 그럴 때마다 조심스럽게 설명합니다.

“챗GPT가 말한 것도 일리는 있어요. 다만 지금 복용 중이신 약과 병력까지 고려하면, 이 약이 더 적합하실 수 있습니다.”

혹은…

“AI 정보는 참고용으로는 좋지만, 의료나 약학에선 개인 맞춤이 정말 중요해요. 같이 한번 점검해볼까요?”


📱 AI 시대의 약국, 부담일까? 기회일까?

사실 약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과거엔 환자분이 설명을 듣고 '아, 그렇군요' 하면 끝이었지만,
지금은 때때로 AI와 ‘설득 대결’을 벌여야 할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잘못된 정보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것도 약사의 역할이 되고 있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정보를 미리 찾아보는 환자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무지보단 과잉 정보가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정보의 ‘방향’을 잡아주는 것일지도요.




🧠 챗GPT는 약사가 아닙니다

그리고 약사도 챗GPT가 아닙니다

챗GPT는 빠르고 똑똑합니다.
하지만 혈압이 150인 70대 어르신에게 어떤 약을 선택하고, 어떤 복약지도를 할지는
여전히 사람의 눈과 마음, 그리고 경험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때론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수치나 논문보다도,
“괜찮으실 거예요. 제가 옆에 있어요.”
라는 따뜻한 말 한 마디일 수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AI가 정보를 주고, 사람이 판단하는 시대.
이제 약국은 단순한 약품 판매처를 넘어,
정보를 정제하고, 맥락을 연결하고,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곳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챗GPT가 그러던데요’라는 말에 당황하던 때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그 대화 속에서 더 깊은 신뢰를 쌓아갈 수 있도록,
오늘도 진땀 흘리며, 웃으며,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주합니다.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