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의 빠른 흐름을 잠시 멈추고 싶었다”
타이중을 여행하다 보면 시끌벅적한 야시장, 감각적인 카페, 근교의 온천지대처럼
활기 넘치는 장소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어느 날, 여행 중 문득 ‘조용한 공간’이 필요해졌다. 시선과 마음이 함께 쉴
수 있는 그런 곳.
그때, 한 구절처럼 눈에 들어온 이름 —
“루체 예배당 路思義教堂.”
그렇게 나는 동해대학교(東海大學) 캠퍼스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캠퍼스 한복판, 곡선 하나가 세운 성소
동해대학은 대만 최초의 기독교 사립대학이다. 캠퍼스는 넓고, 정돈된 녹지가
인상적이다.
길게 펼쳐진 잔디밭을 지나 정중앙에 당당히 자리한 한 건물 — 바로
루체 예배당이다.
멀리서 보면 산의 능선처럼 부드러운 곡선이 위로 솟아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곡면 타일 벽이 눈부신 햇빛을 반사하며, 따뜻한 빛깔을
품는다.
콘크리트와 유리로 이루어졌지만, 전혀 차갑지 않다. 건축물임에도 숨을 쉬는 것
같다.
🧱 I.M. Pei의 아시아 첫 작품, 곡선의 기도
이 예배당은 세계적인 건축가
I.M. Pei가 대만 출신 건축가
**Chen Chi-Kwan(陳其寬)**과 함께 설계한 건축물이다.
1963년에 완공된 이 예배당은
I.M. Pei의 아시아 첫 주요 프로젝트로서, 그의 건축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외부는 대칭적이면서 유기적이다.
내부는 격자 패턴으로 이루어진 벽체와 자연광을 받아들이는 천장이 어우러져,
소리마저 조용히 반사되는 독특한 울림이 존재한다.
🔹 기하학적 구조 + 영적인 상징성
🔹 곡선 네 개가 모여 정점에서 십자가를 받치고 있음
🔹 바닥면은 직사각형, 상부는 돛처럼 펼쳐진 비정형의 곡면 구조
단 한 곳의 장식도 없이, 구조 그 자체가 메시지다.
🧘♀️ 고요한 시간 속으로 걷는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섰을 때, 누구 하나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자연광만이 이 공간을 채우고, 들리는 소리는 나의 숨소리뿐이었다.
나는 천천히 가운데 통로를 따라 걸었다.
빛이 천장으로부터 떨어지고, 그것이 마치 나를 중심으로 기도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공간은 건축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영혼’ 같았다.
🌿 동해대학교에서만 가능한 여행자의 하루
루체 예배당을 관람한 후엔 캠퍼스를 둘러보며 조용한 산책을 이어갔다.
대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하는 잔디밭, 학생회관 근처의 유제품 매점, 벤치 위에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
가까운 카페에서 우롱차 라떼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
예배당이 살짝 보이는 언덕에서 앉아 여유로운 오후를 즐겼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좋은 시간.
아무 것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아닌, 그저 ‘있어도 되는’ 순간이었다.
📷 여행자의 렌즈에 담긴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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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 곡선 위에 수직으로 솟은 십자가, 하늘과 이어지는 절묘한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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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격자 패턴의 벽면과 빛이 맺히는 천장, 기도하는 이들의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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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풍경: 녹지 위에 조용히 우뚝 선 황색 건축물, 고요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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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컷: 교정 카페 테이블 위 커피잔 + 노트 + 루체 예배당 실루엣
🧭 여행자 정보 요약
항목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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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台中市西屯區台灣大道四段1727號 (東海大學 교내) |
운영 시간 | 09:00 ~ 17:00 (예배 시간 피해서 방문 추천) |
입장료 | 무료 |
교통 | 타이중역 → 버스 75, 199번 / 타이중 고속철도역에서 택시 약 20분 |
주변 명소 | 東海牧場(유제품 판매소), 국립 타이중 가극원, 7기 쇼핑몰 |
추천 방문 시기 | 오전 10시~11시, 햇살이 벽면에 가장 부드럽게 스며드는 시간대 |
💡 여행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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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공간인 만큼 실내 촬영 시 셔터음 주의, 삼각대 사용은 삼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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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시간엔 내부 출입 제한될 수 있으니 일정 전 확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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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대학교 교정도 넓고 아름다우니 산책 겸 여유로운 시간 확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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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라오후이 쇼핑몰, 펑지아 야시장과 일정 연계 가능
✨ 마무리 감성 한 줄 요약
“빛과 구조가 조화를 이루는 그곳, 루체 예배당은 단지 건물을 보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마주하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