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늘 움직이고 있다.
지하철의 소음, 번쩍이는 간판,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속도…
그러나 그런 도시 한가운데에도 ‘잠시 멈추는 법’을 아는 공간이 있다.
**화산1914 문화창의산업단지(Huashan 1914 Creative Park)**는
대만 타이베이 한복판에서 예술이 숨 쉬는 조용한 정거장이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도시의 한켠이 어떻게 예술이 되는지를 처음으로 체험했다.
🏭 한 시대가 담긴 공간
화산1914는 이름처럼 1914년에 지어진 공장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일본 통치 아래
대만 최초의 정식 주류 제조소였던 이곳은,
오랫동안 양조장으로 사용되다 시간이 흐르며 기능을 잃고, 폐허처럼 버려져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대만의 젊은 예술가들과 창작자들이
이 버려진 공간에서
비공식 전시와 공연을 열며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 변화는 하나의 흐름이 되어, 지금의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한때 사라질 뻔했던 역사적 공간이
이제는
대만 창작 문화의 심장이
되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곳은 특별하다.
📍 위치 & 접근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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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타이베이 중산구 (中山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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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T: 블루라인 ‘Zhongxiao Xinsheng’ 역 1번 출구 → 도보 약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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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대부분 공간 09:30 ~ 21:00 (전시는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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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공원 입장 무료 / 전시는 개별 요금
타이베이 시내에서 가까우며, MRT로 타이베이역, 시먼딩, 타이베이 101 어디서든 15분 이내 도달 가능.
🧱 공간은 낡았지만, 감성은 살아있다
처음 이곳에 들어섰을 때, 내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은 건
벽이었다.
100년 넘게 그 자리를 지킨 붉은 벽돌 벽,
덩굴식물이 그 벽을 덮으며 만든 초록의 그림자,
그 사이로 흐르는 햇살.
공장은 없어졌지만, 공장의 기운은 남아 있다.
시간의 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안에는 지금의
예술, 창작, 실험이 흐르고
있다.
🎡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들
🖼 전시 보기
화산1914에서는 언제나 크고 작은 전시가 열린다.
팀랩, 모네, 샤갈, 피너츠(스누피) 같은 대형 테마 전시부터
대만 로컬 작가의 소규모 작품전까지 다양하다.
전시는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곳 전시들은 대부분
체험형, 감성형, 몰입형으로
구성돼 있어
예술이 ‘나와 관계를 맺는 순간’을 만들어 준다.
🎭 공연 즐기기
단지 안에 위치한 소극장과 공연장은 독립 영화 상영, 인디밴드 공연, 실험극 등을
진행한다.
정해진 일정이 없어, 우연히 마주치는 공연이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기도 한다.
☕ 감성 카페 투어
공장 외관을 그대로 살린 카페는 그 자체로 포토 스팟이다.
로스팅 커피의 향, 오래된 창틀, 빛 바랜 타일…
한 잔의 커피에 감성을 담고 싶다면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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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트카페: 식물 인테리어와 빈티지 가구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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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펍: 대만식 맥주와 타르트가 함께 나오는 트렌디한 카페
🛍 나만의 취향을 만나는 공간들
이곳의 상점들은 단순한 ‘기념품 가게’가 아니다.
모두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진 로컬 브랜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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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문구: 노트, 스티커, 만년필, 리소그래프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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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굿즈: 전시 연계 일러스트 소품, 리미티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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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공방: 가죽공예, 도자기, 핸드메이드 향 제품
이곳에서 만나는 물건들은
‘기념품’이라기보다 ‘기억의 조각’에 가깝다.
📸 포토존 추천 BEST 4
장소 |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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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벽돌 창고 앞 | 클래식한 공장 외벽과 덩굴 식물이 어우러진 포토존 |
초록 벽면 골목길 | SNS 인기샷! 감성 연출에 딱 좋은 거리 |
파빌리온 앞 잔디 광장 | 낮에는 피크닉, 밤에는 조명이 켜져 색다른 분위기 |
미술관 외벽 그래피티 | 전시 연계 벽화가 수시로 바뀌며 새로운 느낌 연출 |
🧭 반나절 코스 추천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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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입장 → 공장 외관 산책 & 포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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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 감성 카페에서 브런치 or 차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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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전시 관람 (약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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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0 디자인숍 구경 & 기념품 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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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0 잔디광장에서 여유롭게 마무리
혼자서도, 둘이서도, 가족과도 좋다.
무계획이 더 빛나는 공간이다.
💡 여행 팁 한눈에 보기
항목 | 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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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MRT ‘Zhongxiao Xinsheng’역 1번 출구 도보 5분 |
운영시간 | 09:30~21:00 (전시마다 다름) |
입장료 | 단지 무료, 전시 유료 |
소요 시간 | 최소 1시간, 여유 있게는 2~3시간 |
촬영 | 자유로우나 실내 전시는 제한 가능 |
주변 연계 | 중정기념당, 시먼딩, 화산서점거리 등과 연계 추천 |
✍️ 여행자의 감상
“이곳에선 ‘예술이 어렵다’는 말이 무색하다.
그냥 천천히 걸어보고, 앉아 있고, 바라보고 싶어진다.”
화산1914는 미술관도 아니고 쇼핑몰도 아니다.
그 사이 어딘가, 도시와 예술이 공존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지점.
나는 그 안에서 오늘의 나를 비춰보았다.
여행의 속도가 느려지는 그 순간,
어쩌면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