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쿠시로 습원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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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 없는 자연이, 내 마음을 대신 말해줬다.”

홋카이도 동남부.
도시의 소음이 멀어지고, 시야가 넓어지고,
마침내 바람이 말없이 귓가를 스치는 공간—쿠시로(釧路).
이 도시는 일본에서 가장 큰 습지, **쿠시로 습원(釧路湿原)**을 품고 있습니다.
차가운 공기, 흔들리는 갈대, 물안개 위로 천천히 떠오르는 햇빛.
그 안에서 나는, 아주 오래된 풍경 하나를 마주했습니다.




🚆 DAY 1 – 쿠시로로 가는 길, 바다 냄새를 지나

삿포로 → 쿠시로 (JR 특급 오조라 / 약 4시간 15분)

삿포로역을 출발해 남동쪽으로 향하는 열차는
눈 덮인 벌판과 안개 낀 들판을 가로질러 달립니다.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다 보면
이 여행이 ‘어디론가 가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시간임을 실감하게 돼요.

쿠시로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느낀 건 바다의 냄새.
바람에 섞여 오는 짠 향기.
그리고 사람들의 말수가 줄어든 조용한 분위기.
내가 원하는 ‘느린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 숙소 체크인 – 쿠시로역 근처 로컬 호텔

이번 여행의 숙소는 쿠시로역 도보 3분 거리의 비즈니스 호텔.
작고 소박하지만 청결하고 따뜻한 공간.
무엇보다도 전망이 좋아, 창밖으로 쿠시로강과 바다가 보입니다.
짐을 풀고 따뜻한 물로 샤워한 뒤, 슬쩍 노을이 물들기 시작한 시내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오후 – 쿠시로 습원 전망대 산책

첫 코스는 쿠시로 습원 국립공원 전망대.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전망대는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
그 속을 굽이치는 강물, 그리고 간간히 날아오르는 두루미.
사람이 만든 소리보다, 바람과 풀벌레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곳.

전망대 뒤편으로 연결된 산책로도 잊지 말아야 해요.
눈 덮인 목재 데크 위를 천천히 걷다 보면
도시에서 굳어 있던 몸이 조금씩 풀리고,
호흡도 자연스럽게 깊어집니다.

관찰 포인트에서 본 장면:

  •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고요한 강

  • 살짝 빛나는 얼음 결정

  • 갈대 너머로 보이는 멀찍한 사슴의 실루엣


🍲 저녁 – 로바타야키 & 탄초(두루미) 이야기

첫날 저녁은 쿠시로 특유의 로바타야키(노천 숯불 해산물 구이) 집으로 향했습니다.

주문한 메뉴:

  • 홋카이도 가리비 & 연어 뱃살

  • 감자버터 구이

  • 지역산 다시마로 끓인 미소국

  • 탄초 라벨이 붙은 오리지널 니혼슈

낮게 깔린 조명 아래,
마주 앉은 현지 어부 아주머니가 들려준 이야기—
“여기 습원은 예전엔 사람이 더 살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자연이 우리보다 먼저 말을 걸어요.”

그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 DAY 2 – 아침, 카누 위에서 맞는 해

둘째 날 이른 새벽,
예약해둔 카누 투어를 위해 쿠시로강 인근으로 이동했습니다.
현지 가이드와 함께 2시간 코스.
별이 지고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그 어스름한 시간.

탑승 포인트: 호소오가와(細岡川)
경로: 갈대 사이 → 습원 중심부 → 쿠시로강 본류

카누는 거의 소리 없이 물 위를 흘렀고,
공기엔 물안개가 피어올랐습니다.
가이드의 설명도 줄고, 나 역시 침묵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들:

  • 살짝 언 물 위로 떠다니는 백로 한 마리

  • 뿌연 수증기 너머로 떠오르는 해

  • 어느 순간 완전히 멈춘 듯한 고요함

이건 단순한 체험이 아니었어요.
‘마음속에 생긴 조용한 호수 위를 직접 떠다니는 느낌’—
그 표현이 더 정확했을지도 모릅니다.


☕ 오후 – 카페에서 만난 습지의 향기

카누를 마치고 난 후, 찾은 곳은 습지 근처의 작은 로컬 카페.
나무로 지은 따뜻한 공간, 유리창 밖으로는 여전히 부유하는 김.
카운터에는 탄초 모양의 머그컵, 갈대 디자인 엽서, 손으로 만든 소이캔들.

주문한 메뉴:

  • 핸드드립 커피

  • 유자 껍질이 들어간 치즈케이크

  • 직접 만든 감자 크래커

내려가는 커피 향 속에서,
아까 그 안개와 습지, 새의 울음소리가
마치 다시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습니다.




🌌 저녁 – 밤바다와 도시의 조용한 거리

둘째 날 저녁은 시내의 작은 선술집으로 향했습니다.
복작거리는 거리도 아니고, 번쩍이는 간판도 없는 곳.
낯선 이름의 술과 조용한 사람들이 오가는 그 공간이
이 여행의 리듬을 완성해주는 듯했어요.

그날 밤, 호텔 옥상에 올라가 쿠시로 바다를 바라봤습니다.
물결은 고요했고, 바람은 찼고, 하늘엔 별이 어지러웠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은 조용히 풀려 있었죠.


🚉 DAY 3 – 느리게 걷고, 천천히 떠나다

여행의 마지막 날.
기차 시간 전까지 쿠시로강 주변을 걸었습니다.

낡은 다리, 갯벌 위에 멈춰선 갈매기,
고개를 돌리면 사람보다 자연이 먼저 보이는 도시.
이 도시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기억에 남을 겁니다.

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느려질수록,
‘떠나는 것’보다 ‘머물렀던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




🧭 쿠시로 습원 자유여행 요약


항목 정보
위치 홋카이도 동남부
이동 삿포로 → 쿠시로 (JR 오조라, 약 4시간)
추천 기간 5~10월 (카누), 12~2월 (설경과 두루미)
체류 추천 2박 3일
주요 명소 쿠시로 습원, 카누 투어, 로바타야키 거리, 탄초 관찰지
음식 해산물 구이, 감자버터, 탄초 니혼슈
추천 포인트 고요한 습지, 자연 관찰, 로컬 감성 카페, 바다 노을

💭 마무리 – “고요한 곳에서, 고요한 나를 만난다.”

쿠시로는 말이 없습니다.
대신 공기와 안개, 물소리와 갈대가 이야기합니다.

이 도시는 ‘할 것’보단 ‘멈출 것’이 많은 곳.
소음 대신 침묵이, 계획 대신 흐름이 어울리는 여행지.

지친 감각을 쉬게 하고 싶은 여행자라면—
무언가를 잊고, 대신 나를 마주하고 싶은 이라면—
쿠시로는 그 어떤 유명 관광지보다 오래, 깊게 마음에 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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