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 기타미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홋카이도 동북부, 오호츠크 해안 가까이에 자리한 도시 기타미(北見).
관광지라기보단, 현지인의 삶이 이어지는 ‘진짜 도시’.
소박하지만 깊이 있는 풍경과 로컬의 온기를 찾고 싶다면,
기타미는 ‘기억에 오래 남는 도시’가 되어줄 겁니다.
🚆 DAY 1 – 도시를 떠나, 향기로운 도시로
이동 경로: 삿포로 →
아사히카와(환승) → 기타미역
이동 시간: JR 특급 열차 약
4시간 30분
숙소: 기타미역 도보권 내
비즈니스 호텔 체크인
JR을 타고 천천히 북동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기차 창밖엔 점점 더 한적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들판,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눈 덮인 언덕.
도착한 기타미는 눈이 수북이 쌓인 고요한 도시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양파 냄새!’
이 도시는 양파 생산량 일본 1위를 자랑하는 ‘양파의 도시’죠.
역 광장에는 거대한 양파 조형물이 있고,
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온갖 양파 가공품들이 진열되어 있어요.
이 도시, 뭔가 정겹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오후 – 기타미 중앙시장 & 로컬 산책
숙소에 짐을 풀고 들른 곳은
기타미 중앙시장(中央卸売市場).
규모는 작지만 지역 주민의 삶과 활기가 그대로 담긴 공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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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가리비, 연어알, 우니 등 신선한 오호츠크 해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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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미 양파 장아찌, 양파 파우더, 카레 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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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 덮밥 전문 스탠딩 식당
시장 구석의 작은 식당에서 먹은
양파 덮밥은
달큰하고 부드러운 양파와 차슈가 잘 어울려,
기타미의 인상을 가장 맛있게 보여주는 한 끼였습니다.
🍽️ 저녁 – 따뜻한 조명 아래 이자카야 한 잔
기타미 시내에는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이자카야들이 많습니다.
관광객을 위한 분위기보단,
정겨운 일상이 담긴
가게들이죠.
주문한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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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튀김 & 오호츠크산 돼지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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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 흑우 스키야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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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대구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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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미 오리지널 소주 & 지역 맥주
가게 사장님은 “여긴 겨울에 온 게 진짜예요”라며
살짝 말아주는 소주에 양파 잔술잔을 곁들여 주셨습니다.
말수가 적은 도시만큼, 음식과 술에서 마음을 열게 되던 밤이었어요.
🧖♀️ DAY 2 – 온네유 온천 & 유빙 뷰
다음 날 아침은 **기타미 온네유 온천(おんねゆ温泉)**으로 향했습니다.
렌터카로 약 40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하는 조용한 산중 마을.
이곳은 지열 온천으로
유명하고,
야외 노천탕에서는 눈 내린 침엽수림을 바라보며
피로를 씻을 수 있습니다.
근처에는 일본 최대 규모의
꽃시계,
그리고 기타미 향토자료관, 작은 북카페도 있어
한적하게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해요.
📸 겨울철 특별 포인트:
운이 좋다면 **유빙(流氷)**이 기타미 해안까지 밀려드는 모습도 관측 가능.
홋카이도 동해안 지역만의 특별한 자연 현상이죠.
🍛 점심 – 감자와 양파의 도시다운 한 끼
시내로 돌아와 찾은 카페 겸 식당에서는
양파 카레 & 감자 그라탕을 먹었습니다.
구운 양파가 부드럽게 녹아든 진한 커리 향.
홋카이도 감자는 적당히 쫀득하고, 버터 풍미가 진해서
카레와 함께 먹기 정말 좋았어요.
후식으로는
양파 치즈케이크(!)까지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DAY 3 – 눈 속을 걷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마지막 날 아침, 기타미역 주변
로컬 상점가를
산책했습니다.
아침을 여는 빵집, 손뜨개 소품점, 오래된 레코드숍.
관광지보다 일상이 더 아름답다고 느껴졌던 순간.
유명한 건 없지만, 그 대신
고요한 따뜻함이 있었어요.
귀로에 오른 열차 안.
손에 들린 건 기타미 양파로 만든 카레 팩과 오호츠크 해산물 간식.
기차가 출발하자 창밖엔 다시 눈과 평야가 이어졌습니다.
📌 기타미 자유여행 요약
항목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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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홋카이도 북동부, 오호츠크 지방 |
교통 | 삿포로 → 기타미 JR 특급 (약 4시간 30분) |
추천 체류 | 2박 3일 (시장 + 온천 + 로컬 맛집) |
주요 명소 | 중앙시장, 온네유 온천, 향토자료관 |
음식 | 양파 요리, 오호츠크 해산물, 양파 튀김, 감자구이 |
계절별 추천 | 겨울: 유빙 & 온천, 여름: 로컬 산책 & 야외 시장 |
분위기 키워드 | 로컬 감성, 소도시, 따뜻한 밥, 조용한 사람들 |
🌟 마무리하며 – ‘작지만 꽉 찬 도시’
기타미는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여행자에게 잊을 수 없는
생활 속 풍경을
선물해줍니다.
양파 향 가득한 시장,
따뜻한 온천,
사람 냄새나는 이자카야,
그리고 조용한 눈 내리는 거리.
‘볼 게 없어서 좋다’는 여행,
그게 바로 기타미에서 느낄 수 있는 진짜 여유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