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치 도와지(洞雲寺)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완벽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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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와지란?

**도와지(洞雲寺)**는 고치현 고치시 외곽, 산 속 깊이 숨어 있는 린자이 선종(臨済宗) 계열의 전통 사찰입니다.
관광지로 유명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참된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에요.

1300년대에 창건되었고, 에도 시대부터 고치 지역의 명상 사찰로 조용히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현재도 스님들이 상주하며 참선 수행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부 시간대에는 방문객도 짧게 참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열려 있어요.

이곳은 '무언가를 하기 위해' 가는 장소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만나기 위해 가는 곳입니다.


🚗 고치 시내에서의 거리감 – 적당한 단절

도와지는 고치 시내에서 차로 약 25분 정도 떨어져 있어요.
번화가와는 멀고, 주택가를 벗어나면 이내 산과 숲이 중심이 되는 길이 펼쳐집니다.

가는 길은 좁고 굽은 길이 많지만, 나무와 강, 들판이 이어지는 풍경이 점점 도시의 소음을 떨쳐내도록 도와줍니다.

마지막 골목에 들어서면, 차로 올라가는 급경사 옆에 조그마한 안내석이 세워져 있어요.
‘洞雲寺’ 세 글자가 새겨진 그 석비 하나로, 이미 공간의 분위기가 전해졌습니다.




🏯 첫인상 – 자연과 사찰의 경계가 없는 공간

사찰 입구에 다다르면, 커다란 문이나 웅장한 탑은 없습니다.
대신 이끼 낀 돌길과 나무 계단, 그리고 아주 소박한 목조 문간이 조용히 맞이해요.

경내에 들어서면 마치 사찰이 자연에 지어진 게 아니라, 자연이 사찰을 감싸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울창한 대나무숲, 연못, 돌담, 작은 다다미방, 낡은 목조 복도…
모든 게 말없이 제자리에 있고, 그 자리가 아주 오래된 것처럼 느껴졌어요.

사람이 손댄 것 같지 않은 정돈됨,
그리고 너무나 조용해서 오히려 소리가 들리는 공간.

그게 도와지의 첫인상이었습니다.


🧘 본당과 툇마루 – 머무는 법을 배우는 자리

본당은 오래된 기와지붕과 단정한 구조의 목조건물입니다.
지나치게 장식적이지 않고, 공간 자체가 명상의 틀이 되어주는 구조예요.

저는 본당 옆 툇마루에 조용히 앉아 있었습니다.
바닥은 나무 냄새가 은은하게 배어 있었고, 눈앞엔 잔잔한 연못과 흰 돌이 정갈히 놓인 정원이 펼쳐져 있었어요.

무언가를 해야 할 이유도, 말할 상대도, 들려오는 소리조차 없는 그 순간.
그러나 마음은 시끄럽지 않았고, 침묵은 공허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
삶의 리듬이 천천히 고쳐지는 기분이었어요.


🍃 걷는 명상 – 경내 산책길

도와지의 매력 중 하나는 경내를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마치 ‘작은 일본 정원’을 통째로 걷는 느낌인데, 정돈된 돌길을 따라 걸으면 작은 계단, 목재 다리, 오래된 종루가 차례로 나타납니다.

  • 이끼가 덮인 돌담,

  • 굽은 소나무 가지,

  • 대나무로 만든 울타리,

  • 조용히 물방울이 맺힌 이끼 벤치,

  • 잎새 사이로 비치는 햇살

이 모든 디테일이 아무 말 없이 마음을 어루만지는 감각적인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이 길 위에선 자연과 걷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수행처럼 느껴집니다.




🙏 참선 체험 – ‘내 안에 공간을 만든다’는 일

도와지에서는 사전 예약 시 **참선 체험(Zazen)**도 가능해요.
정식 수행자가 아닌 여행자도 30~4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스님 안내로 좌선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예약은 하지 않았지만, 본당 한 켠에 마련된 간이 선방에 조용히 앉아 10분간 명상했어요.
다리와 허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눈을 감고 귀를 열고 있자니…

  • 대나무 흔들리는 소리,

  • 바람에 부딪힌 종소리,

  • 아주 멀리서 들리는 까마귀 소리까지

그동안 너무 많은 걸 듣고, 말하고, 반응하느라 지쳐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 푸른 잎차 한 잔 – 말 없는 위로

경내 한편에는 작게 운영되는 **다실(茶室)**이 있습니다.
참선 후 차 한 잔을 나눌 수 있도록 마련된 조용한 공간인데요,
간단한 **잎차(煎茶)**를 내어주시는 분도 굳이 말을 걸지 않으셨어요.

말 없는 차 한 잔.
그 차가 가진 온도와 향만으로도 ‘괜찮다’는 말 한마디보다 더 깊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 도와지 여행 정보 요약


항목 내용
사찰 이름 도와지 (洞雲寺)
위치 고치현 고치시 외곽, 야마우치 지역
교통 고치 시내 → 렌터카 약 25분
방문 형태 자유 관람 (조용히 관람 권장)
참선 체험 사전 예약 시 가능 (30분~1시간)
입장료 없음 (기부금 자율)
사진 촬영 외부 가능, 본당 내부는 제한
추천 시간 오전 10시 이전 or 오후 4시 이후 (조용함)
주변 명소 야마우치 자료관, 니요도강, 고치성

🧳 이런 여행자에게 추천합니다

  • SNS보다 눈을 감고 싶은 여행자

  •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통 공간을 찾는 사람

  • 일본 사찰의 깊이를 단순 관람이 아닌 경험으로 느끼고 싶은 분

  • 번화한 일정 대신, 나만의 하루를 조용히 보내고 싶은 분

  • 스스로와 조용히 대화하고 싶은 이들에게


🌿 마무리하며 – 멈추는 것이 나아가는 것이 되는 시간

도와지는 그 어떤 볼거리보다 ‘머무름’이 더 기억에 남는 장소였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카메라도, 핸드폰도, 계획도 잠시 내려놓고
그냥 앉고, 걷고, 바라보는 일만을 했어요.

그런데도 그 시간이 그렇게 충만했던 걸 보면,
우리는 정말 종종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가 봅니다.

바람이 머무는 절,
마음이 쉬어가는 곳,
도와지는 그런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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