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동부는 북쪽의 끝자락에 가까워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적고, 보다 자연친화적인 여행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그중에서도 시레토코 반도(知床半島) 중심에 위치한 **시레토코 오호(知床五湖)**는 일본 자연의 깊이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세계자연유산 등재지다.
이번 여행은 이곳에서 자연 속의 고요함과 야생의 긴장감을 함께 체험하며, 지극히 '일본적이지 않은' 일본을 만난 시간이었다.
📍 시레토코 오호란?
시레토코 오호는 1호부터 5호까지 다섯 개의 호수가 숲속 깊이 흩어져 있는 장소로, 각각의 호수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맑은 날에는 호수 표면에 인근의 산맥이 거울처럼 비치고, 주변에는 야생곰, 여우, 사슴 등의 다양한 동물이 출몰한다.
‘오호(五湖)’라는 이름은 있지만, 실제로는 각각 독립된 자연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호수마다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 접근 방법과 여행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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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기준: 아바시리(網走) 또는 쿠시로(釧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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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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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시리 → 시레토코 오호: 약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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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로 → 시레토코 오호: 약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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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시레토코샤리(知床斜里)역에서 여름 한정 버스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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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시레토코 오호 탐방 센터 앞 유료 주차장 이용 (넓고 쾌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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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입구에 있음. 탐방로 안에는 없음
📌 꿀팁: 시레토코 지역은 모바일 데이터 수신이 불안정하므로, 구글 맵을 미리 저장해두는 것을 추천.
🥾 산책로 두 가지 – 고가 목도 & 지상 산책로
① 고가 목도 (高架木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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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약 800m (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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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약 30~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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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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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가능 기간: 연중 대부분 (눈이 많은 겨울 제외)
고가 목도는 곰이 접근할 수 없는 높이에 설치된 철제 데크 산책로로, 1호 호수까지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다. 바퀴 달린 유모차, 휠체어도 이용 가능할 만큼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호수와 라우스 산(羅臼岳)이 어우러지는 파노라마 뷰는 이 코스의 백미. 특히 맑은 날 아침에 방문하면 호수에 반사된 풍경이 예술 작품처럼 아름답다.
② 지상 산책로 (地上遊歩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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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전체 약 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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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약 90분~2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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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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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활동기 (5월~
7월): 사전 교육 필수 / 입장료 있음 (500~1000엔) -
가을: 교육 생략 가능 / 무료 또는 저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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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성수기에는 현장 대기 발생 가능, 사전 예약 권장
지상 산책로는 숲속을 따라 5개 호수를 모두 순환하는 코스로, 보다 깊이 있는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 다만 이 코스는 곰의 서식지와 겹치기 때문에, 곰 활동이 활발한 시기(봄~여름)에는 탐방 전 안전 교육을 이수해야만 입장 가능하다.
교육 영상은 약 10분 분량이며, 일본어, 영어,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 야생동물과의 거리
시레토코는 일본 내에서도 곰 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실제로 곰을 만나는 일이 드물지 않으며, 곰이 나타나면 탐방로가 즉시 폐쇄되기도 한다.
탐방 중 주의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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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을 만나면 절대 뛰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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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나 간식을 절대 남기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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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종이나 곰 방지 벨을 울리며 걸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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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된 탐방로 외에는 절대 벗어나지 말 것
📸 최고의 포토 스팟
포인트 |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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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호수 전망대 | 고가 목도 종점. 라우스산과 호수 반영 풍경 |
3호~5호 구간 | 숲길 사이로 호수가 반짝이는 은은한 분위기 |
단풍 시즌 | 10월 초~중순, 오색찬란한 숲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음 |
새벽 시간대 | 사람도 적고 호수에 안개가 낄 때 몽환적인 분위기 연출 |
🍱 주변 식사와 휴식
시레토코 오호 주변은
보호구역이라 상업 시설이 거의 없다.
근처 편의점도 멀기 때문에 간단한 도시락, 간식, 물 등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근처 우토로(ウトロ) 지역까지 이동하면 음식점, 기념품점, 카페, 온천 료칸 등이 밀집해 있어 여행 후 휴식에 적합하다.
🛏️ 숙박 추천
숙소 이름 |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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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레토코 다이이치 호텔 | 대형 온천, 뷔페,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추천 |
키키 시레토코 리조트 |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모던한 분위기 |
시레토코 그랜드 호텔 키타후쿠로 | 온천과 바다가 동시에 보이는 뷰 |
모든 숙소는 우토로 항 근처에 모여 있으며, 시레토코 국립공원의 입구 역할을 한다.
📝 마무리 후기
시레토코 오호는 그 어떤 관광지보다도 자연 그 자체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인간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숲속을 걸으며 들려오는 바람 소리, 발 밑에서 움직이는 작은 야생동물의 인기척, 호수 위를 스치는 산 그림자까지… 어느 하나 인공적인 요소 없이 감동적이었다.
북해도 여행이 단순히 온천과 먹방이 전부라고 생각했다면, 이곳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는 공간이다. 일본에서 ‘진짜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시레토코 오호를 꼭 일정에 넣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