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가 날아들고, 뜨거운 온천 김이 피어오르는 눈 속의 호수
홋카이도에는 수많은 호수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겨울’이라는 계절과 가장 잘 어울리는 호수를 고르라면 주저 없이 **굿샤로 호수(屈斜路湖 / 쿠시야로코)**를 꼽을 것이다.
하얗게 덮인 설경 속에서 유유히 떠다니는 백조들,
호숫가 바위틈에서 피어오르는 온천수의 김,
그리고 그 사이에 몸을 담그고 조용히 풍경을 바라보는 순간.
이 모든 것이 바로 굿샤로 호수가 주는 겨울의 감동이다.
🏞️ 굿샤로 호수란?
굿샤로 호수는 홋카이도 동부 아칸 국립공원 내에 자리 잡은
일본 최대의 칼데라 호수다.
칼데라란 화산 폭발 후 생긴 거대한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형성된 호수를 말하며,
굿샤로는 그 웅장한 크기와 함께
지하에서 솟아나는 온천수로도
유명하다.
-
면적: 약 80km² (도쿄 23구의 절반 정도)
-
수심: 평균 약 57m, 최대 118m
-
특이점: 바닥에서 온천이 솟는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호수
-
이름 유래: 아이누어로 ‘쿠시-야로(Kussharo)’는 ‘온천의 호수’라는 뜻
맑은 날엔 수면에 하늘이 그대로 비치고, 해가 지면 구름 사이로 번지는 노을이 호수를 붉게 물들인다. 봄과 여름, 가을도 물론 아름답지만, 굿샤로 호수의 진짜 매력은 겨울에 있다.
🦢 겨울의 상징 – 백조가 머무는 호수
11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수백 마리의 백조와 오리,
철새들이 이 호수를 찾아온다.
호수의 가장자리가 얼어붙는 한겨울에도 일부 구간이 얼지 않는 이유는
바닥에서 솟아나는 온천수 때문이다.
하얀 눈, 푸른 하늘, 그리고 백조.
이 조합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 백조 관찰 추천 스팟
1. 코탄 온천 주변 (コタン温泉)- 백조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장소. 온천수 덕분에 수면이 따뜻해 이곳에 오래 머문다.
- 좀 더 한적한 분위기에서 새들을 관찰하고 싶다면 이곳 추천.
- 백조와 함께 해질 무렵 붉게 물든 굿샤로 호수를 볼 수 있다.
📸 사진 촬영 포인트
백조는 아침 시간대(07~09시)나 해질 무렵에 활동이 많아 가장 좋은 촬영 기회를
제공한다.
눈 오는 날엔 흑백 대비가 더해져 한층 더 몽환적인 사진을 얻을 수 있다.
♨️ 눈 속의 노천 온천 – 굿샤로의 백미
굿샤로 호수의 진짜 매력은
자연 그대로의 노천 온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온천은 단순히 관광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온천수가 모여 만들어진 진짜 야생 온천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추천 1. 코탄 온천(コタン温泉)
-
호숫가 바로 옆에 위치한 대표적인 무료 노천탕
-
눈 쌓인 겨울 풍경과 호수의 탁 트인 시야가 예술
-
수영복 착용 필수, 혼욕 가능
-
간단한 탈의 공간, 비누 사용은 금지
-
24시간 개방 (단, 눈 오는 날엔 눈 치워야 할 수도 있음)
여기선 백조가 온천 바로 옆까지 다가오는 진귀한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온천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으면, 새들의 울음소리와 물방울 튀는 소리만이
잔잔하게 귀를 울린다.
추천 2. 캄포 온천(和琴温泉 / Wakoto Onsen)
-
더 조용하고 깊은 분위기를 원한다면 와코토 반도에 위치한 이곳을 추천
-
차로 접근 가능하지만 길이 좁고 눈길에는 주의
-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배경, 비교적 덜 알려져 한적한 느낌
🎒 온천 이용 시 준비물
-
수영복 또는 속옷
-
수건 (탈의실 없음)
-
방한용 외투 (입욕 후 체온 유지용)
-
쓰레기 봉투 (모든 쓰레기는 직접 처리)
🚗 교통 & 접근 팁
-
렌터카 이용 시
-
아칸 호수 → 약 30분
-
쿠시로 시내 → 약 1시간 30분
-
아바시리 → 약 1시간 20분
-
-
대중교통
-
JR 가와유온센역(川湯温泉駅) → 굿샤로 호수행 버스 (겨울엔 운행 간격 적음, 시간표 확인 필수)
-
-
겨울철 팁
-
도로에 눈이 쌓여 있어 반드시 스노우 타이어 장착 필요
-
구글맵보다 현지 탐방센터에서 제공하는 지도나 앱 이용이 더 정확함
-
🏘️ 숙소 정보 & 식사
추천 숙소
숙소명 | 위치 | 특징 |
---|---|---|
호텔 마슈(ホテル摩周) | 가와유 지역 | 전망 좋은 료칸, 온천 가능 |
와코토 게스트하우스 | 와코토 반도 | 소규모 숙소, 조용한 자연 분위기 |
가와유온센 료칸들 | 가와유 | 유황온천 전문, 식사 포함 플랜 다수 |
식사 팁
-
굿샤로 호수 근처 식당은 한정적. 겨울엔 단축 운영 많음
-
근처 가와유 온센 지역에 레스토랑, 편의점 존재
-
도시락, 간식은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음
✨ 마무리 후기 – 겨울 홋카이도의 ‘정적’과 마주하다
굿샤로 호수는 단순히 예쁜 관광지가 아니다.
눈 덮인 고요한 호숫가에 앉아 백조들을 바라보며 온천수에 발을 담그는 그
시간은,
마치 세상과 단절된 별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감정을 안겨준다.
소음도, 빛 공해도, 인파도 없는 겨울의 굿샤로는
바쁘고 번잡한 일상에 지친 사람에게 가장 완벽한 위로를 건넨다.
홋카이도 동부를 여행한다면,
그리고 조금은 ‘외롭지만 깊은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에서의 하루를 절대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