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속도를 줄여볼까.
빠르게 다녀야 할 명소도, 정해진 시간표도 없는 하루.
그렇게 나는 조용한 섬, **히로미시마(広実島)**로 향했다.”
📍 히로미시마 섬이 어디냐면요?
히로미시마 섬은 일본 혼슈 남서부,
야마구치현의 방여제도(防予諸島)
중 하나예요.
방여제도는 세토내해에 떠 있는 작은 섬들이 모여 있는 군도로,
그중 히로미시마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고, 아직 개발되지 않은
소박한 어촌 섬입니다.
지도에 표시해도 이름조차 처음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바로 그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사람 없는 해안길, 고요한 바닷바람,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이곳은 진짜 "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어요.
🚢 섬으로 들어가는 길 – 페리 타는 설렘
히로미시마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야마구치현 호후시(防府市) 또는 스오오시마(周防大島) 인근에서 출발하는 소형 페리를 이용해야 해요.
제가 탄 페리는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승객용 소형선이었고,
현지 주민과 몇몇 자전거 여행자들이 조용히 승선했어요.
배 안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 갯내음, 그리고 잔잔한 선내 방송…
벌써부터 도시의 속도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죠.
섬에 가까워지자 바닷물이 맑아지고, 선착장 옆으로는 작은 항구와 나무집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자전거 한 대, 섬 한 바퀴
히로미시마는 섬 자체가 크지 않아서,
자전거로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해요.
섬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예약해둔
렌탈 자전거를 수령하고,
바로 출발!
🗺️ 자전거 여행 주요 코스
1. 해안 도로 라이딩
바다 바로 옆으로 난 도로를 달리며 느끼는
청량한 바닷바람은 진짜…
말로 못 해요.
때로는 오른쪽에 바다, 왼쪽엔 소박한 밭과 감나무가 줄지어
있습니다.
2. 언덕 전망대 오르기
섬 중앙에 낮은 언덕이 하나 있어요.
올라가면
멀리 큐슈 방향과 인접한 섬들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파노라마 뷰가 기다립니다.
벤치에 앉아 도시락 하나 먹으며 바라보는 바다, 그 시간이
정말 최고.
3.어촌 마을 구석구석 탐험
예전 폐교가 작은 갤러리로 변신해 있거나, 빈 가옥 앞에 핀 수국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어르신들이 전복껍질을 닦고 있는 모습도 한 폭의 그림
같았어요.
🧘♀️ 한적한 해변에서의 휴식 – 그리고 즉흥 캠핑
섬 한쪽에는
사람이 거의 없는 잔잔한 자갈 해변이 있어요.
물살이 거의 없고, 물도 맑아서
발을 담그고 앉아 있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곳이죠.
저는 해안가 한쪽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책 한 권, 음악 한 곡, 그리고 뜨거운 커피 한 잔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여행이 좋은 이유는,
‘해야 할 것’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머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 해변에서는
간단한 텐트 캠핑도 가능해요.
정식 캠핑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주변에 민가도 거의 없고 쓰레기만 잘 챙기면
주민들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
밤에는 별이 가득하고, 파도 소리만 잔잔하게 귓가를 맴돕니다.
🍱 현지에서 먹은 작지만 따뜻한 한 끼
섬 안에는 큰 식당은 없지만,
마을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간이 매점 같은 곳이
있어요.
제가 들렀을 땐, 그날 잡은
참돔회,
갓 튀긴 작은 생선 어묵,
주먹밥 등을 판매하고
계셨고
즉석에서 접시에 담아주셨답니다.
“도시락 없지? 이거 먹고 가요.”
말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졌고, 그 정성 가득한 음식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정 많은 식사’**였어요.
📸 사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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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도로에서 자전거와 함께 찍은 "섬 감성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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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뜬 작은 고깃배와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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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방파제 위 실루엣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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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앞 레트로 벤치와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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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다도해 전경
✅ 히로미시마 자유여행 팁
항목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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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야마구치현 방여제도 내 (호후시, 스오오시마 근처) |
이동 | 소형 페리 이용, 자전거 or 도보 여행 추천 |
소요 시간 | 자전거 기준 1시간 내외, 여유롭게는 반나절~1박 |
추천 계절 | 봄, 초여름, 가을 (여름은 캠핑에 최적) |
편의시설 | 거의 없음. 식사·물·간식은 미리 준비 필수 |
숙박 | 정식 숙소 드물고, 간이 캠핑 가능 |
분위기 | 매우 조용하고 비상업적, 감성 여행에 최적 |
🎀 여행을 마치며
히로미시마는 흔한 여행지처럼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에요.
하지만
"느낄 거리"가 넘치는 곳이죠.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 생각 없이 페달을 밟으며 바다를 바라보는 그 자체가 여행이 되고,
아무도 없는 해변에 앉아
바람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일본 남부의 진짜 매력을 찾고 있다면,
히로미시마 섬은 그 조용한 아름다움으로 분명 당신의 여행 기억에 오래 남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