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이 바뀌는 신비의 호수, 고요한 숲속에서 만난 자연의 시
홋카이도 동부, 유명한 아칸 호수에서 남서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사람들이 잘 모르는, 조용하고 아득한 호수가 하나 있다.
그 이름은
온네토(オンネトー).
일본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만으로 전해지는,
진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비밀의 장소다.
온네토를 처음 만난 건 여름이었다.
차로 숲길을 따라 한참을 달린 후, 시야가 탁 트이는 순간
빛과 공기, 물빛까지 전부 달라진 듯한 신비한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 온네토 호수란?
온네토는 홋카이도 아칸 마슈 국립공원 내, 메아칫코산(雌阿寒岳)과 아칸후지(阿寒富士) 기슭에 자리한 작은 호수다.
-
면적: 약 0.23㎢ (크지 않지만 깊이 있는 호수)
-
위치: 아칸 국립공원 남서부
-
수면 고도: 약 620m
-
호수의 유래: 아이누어로 “온네(늙은) + 토(늪)” → "늙은 늪", 혹은 “아름다운 늪”으로도 해석됨
온네토는 한적함과 함께
하루에도 여러 번 색이 바뀌는 호수로 유명하다.
아침에는 맑고 옥빛, 오후에는 청록색, 해 질 무렵에는 연한 자주빛으로 물든다.
이런 변화는 햇빛, 바람, 구름, 산 그림자의 움직임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진다.
🌈 왜 색이 바뀔까?
온네토의 색이 변하는 이유는 단순히 물이 깨끗해서만은 아니다.
-
빛의 굴절과 입사각
-
날씨, 계절, 수온, 수면 위 나무 그림자의 변화
-
호수 바닥의 성분 (화산지대 특유의 광물질)
이 모든 요소가 결합되어, 자연이라는 화가가 실시간으로 수채화를 그려내듯 호수는 매 순간 다르게 보인다.
직접 보면 알 수 있다.
“왜 사진으로는 이 호수의 매력을 다 담을 수 없었는지.”
🚗 어떻게 가야 하나?
① 렌터카 이용
가장 편리한 방법이다. 온네토는 외진 곳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매우 낮다.
-
아칸 호수 → 약 25~30분
-
오비히로 시내 → 약 1시간 30분
-
아바시리 → 약 2시간
🅿️ 주차장 완비 (온네토 찻집 앞)
❄️ 11월 이후는 눈이 쌓여 도로가 통제되므로 반드시 방문 전 확인 필요
② 대중교통 (비추천)
-
가장 가까운 JR 역: 가와유온센역 또는 마슈역
-
하지만 온네토까지 이어지는 버스는 없음
→ 자전거나 도보, 혹은 택시로 일부 이동 가능하지만 추천하지 않음
👣 호수 산책 & 전망대
1. 온네토 전망대
호수와 메아칫코산이 함께 담기는 파노라마 뷰
소규모 데크와 벤치가 마련돼 있어 고요히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2. 온네토 호숫가 산책로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 약 1km 코스
난이도 낮고 대부분 평지. 숲 냄새와 바람 소리, 발밑 흙길의 감촉까지 생생하게
느껴진다
3. 온네토 유황 온천지대 (온네토 유류산)
호수 남쪽에 위치한 온천 침전물이 있는 지형
이곳은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어 출입은 제한되지만, 멀리서 관찰
가능하다
→ 호수 물 색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광물질이 바로 이 지역에서 나온다
🧘 왜 이곳은 특별한가?
온네토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라는 점이다.
-
관광객이 거의 없다
-
상점도, 매점도, 소리도 없다
-
스마트폰 신호도 약하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마음이 놓인다.
온네토에서는 풍경을 찍기보다는, 그냥 한참 바라보게 된다.
계속 변하는 물빛, 나무에 부딪히는 바람 소리, 그리고 말없이 고요한 시간.
🧺 준비물 & 팁
준비물 | 이유 |
---|---|
간식, 물 | 주변에 편의점 없음 |
따뜻한 겉옷 | 고지대라 여름에도 쌀쌀함 |
삼각대 | 호수 반사 사진 찍을 때 유용 |
모기 기피제 | 여름철에는 숲 주변 벌레 많음 |
걷기 편한 신발 | 흙길, 약간의 경사 있음 |
🛏️ 숙소 추천
온네토 근처에는 숙박 시설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아칸 호수 지역에 숙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아칸 유쿠노사토 츠루가 – 전통 온천 료칸, 고급 코스요리 포함
-
뉴 아칸 호텔 – 뷰 좋은 루프탑 온천이 유명
-
게스트하우스 아칸 호스텔 – 가성비 숙소, 여행자 교류 활발
→ 온네토는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 마무리 후기
온네토는 ‘유명하지 않아서 더 특별한 장소’였다.
지도에는 작게 표시되어 있지만, 여행의 기억 속에서는 가장 크게 남았다.
📌
사진으로는 전할 수 없는 자연의 감동이 있는 곳
📌
혼자만 알고 싶은, 그런 호수
온네토에서 보낸 시간은 마치
자연과 대화를 나누듯, 아주 조용히 흘러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바라보고 있던 호수가
어느새 전혀 다른 색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