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지고, 도시가 별처럼 빛날 때 – 대만 구궁고속도로 전망대에서 보낸 한 저녁"

“자유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나 해가 지고, 도시가 숨을 고를 때다. 그 조용한 반짝임을 만난 장소가 바로 이곳, **타이중의 구궁고속도로 전망대(望高寮夜景公園)**였다.”

타이중 도심에서 차로 약 20~30분 남짓. 지도에 “望高寮夜景公園” 혹은 “Wang Gao Liao Night View Park”라고 입력하면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올라가는 길은 비교적 편하고,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자가 운전자에겐 부담이 없다.

도로는 한산하고 한적하다. 대만의 이른 저녁 햇살이 창밖을 비추고, 차 안에서는 가볍게 흘러나오는 로컬 팝이 들려온다. 도심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점점 고도가 높아지며, 시야가 탁 트이기 시작한다. ‘맞아, 이 맛에 자유여행을 하지.’

전망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바로 넓은 데크와 탁 트인 파노라마다. 동쪽으로는 타이중 시내의 고층 빌딩들이 실루엣처럼 서 있고, 서쪽으로는 푸른 바다와 항구, 그리고 간간이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들이 보인다. 하늘은 천천히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일몰 타이밍은 대략 오후 5시 30분에서 6시 30분 사이. 계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하루의 끝을 마주하고 싶다면 이 시간대는 꼭 기억해 두자.

벤치에 앉아 있는 연인들, 삼각대를 세우는 사진가들, 조용히 혼자 노을을 바라보는 여행자들. 각자의 방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해가 완전히 지고 나면, 도시가 서서히 빛을 입는다. 마치 누군가 도시 위에 은하수를 펼친 듯, 타이중의 불빛은 부드럽고 온화하다. 자동차 불빛은 리듬감 있게 이어지고, 멀리서는 항구의 신호등이 깜빡인다.

이 순간, 시간은 멈춘 것 같다. 복잡했던 일정도, 일상의 고민도, 야경 앞에서는 잠시 조용히 스러진다. 전망대 특유의 정적과 환한 도시의 대조적인 아름다움이 마음 깊숙이 남는다.

펑지아 야시장(逢甲夜市)
전망대에서 차로 약 15~20분 거리. 야경을 즐긴 후, 야시장으로 이동해 간단히 야식까지 해결할 수 있다. 치즈감자, 닭날개볶음밥, 대왕오징어 등 대만 특유의 간식들을 놓치지 말자.
춘수이탕(春水堂本店)
버블티의 원조 카페. 따뜻한 밀크티 한 잔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동해대학 루스의 예배당(路思義教堂)
낮 시간대 방문하기 좋은 감성적인 건축물. 대만 건축의 정수를 볼 수 있는 포토 스팟이다.

도착 시간 추천: 일몰 30~40분 전에 도착해 여유롭게 자리 잡고, 천천히 감상하는 걸 추천.
사진 포인트: 망원렌즈로는 도시의 디테일을, 광각렌즈로는 붉게 물드는 하늘을 넓게 담을 수 있어요.
혼자도 좋고, 함께라면 더 좋다: 이곳은 굳이 누군가와 대화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나 함께라면 두고두고 이야기할 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