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 – 고요한 도시 위, 프랑스의 숨결이 내려앉다

“하노이의 거리는 늘 북적이지만,

오페라 하우스 앞에 서는 순간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그곳은 음악이 들리지 않아도
이미 공연이 시작된 듯한 무대였다.”

🏛 오페라하우스, '공연장' 그 이상의 존재

하노이 오페라 하우스는 단지 공연을 관람하는 곳이 아닙니다.
이곳은 100년 넘는 세월 동안,
베트남 근대사의 굴곡과 예술의 진화를 함께 지켜봐 온 역사의 산증인입니다.

1901년 프랑스 식민지 시기 착공되어,
1911년 완공된 이 건물은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Opéra Garnier)를 모델로 지어졌습니다.

이곳은 ‘예술의 전당’이기 이전에
하노이 중심부의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힙니다.

많은 여행객들이 “공연이 없으면 내부 관람은 못 한다고 해서 아쉬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서 보면, 외부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줍니다.

정면의 계단은 고전 건축의 위엄을 품고 있고,
기둥 사이로 드는 햇살과
커다란 아치형 창문은 마치 19세기 유럽의 정원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 TIP: 이곳은 하노이에서 웨딩 사진 1순위 장소로 꼽히기도 합니다.
전통 아오자이부터 유럽풍 드레스까지, 다양한 배경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공연 관람을 하면 내부 입장이 가능하며,
그 내부는 겉모습보다 훨씬 화려하고, 장엄합니다.

관람 가능한 장르는 클래식, 전통 국악, 발레, 오페라, 퓨전 공연 등 다양하며
베트남 국립 오페라 발레단(VNSO, VNOB)의 공연이 자주 열립니다.

🎫 예매 팁: https://vnob.org.vn/ 또는 현장 매표소
좌석에 따라 가격이 다르며, 주말 저녁 공연은 미리 예매 필수입니다.

1. Tràng Tiền Ice Cream – 하노이 클래식 아이스크림 가게. 오페라 하우스 맞은편에 위치.

2. Highlands Coffee Opera Branch – 2층 창가석 추천. 오페라 하우스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

3. L’Espace – 프랑스 문화원 복합 문화공간. 북갤러리, 전시, 조용한 카페로 구성.

4. 호안끼엠 호수까지 산책 – 오페라 하우스 → 쩐흥다오 거리 → 호수 북쪽까지 감성 코스.

내가 이곳을 찾았던 날은 공연이 없는 평일 오전이었다.
그저 사진 몇 장 찍고 지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계단에 앉아 건물을 바라보는 순간,
그 웅장한 기둥과 어딘가 가볍지 않은 공기에 사로잡혔다.

사람들은 바쁘게 지나가고 있었지만,
그곳에선 오히려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기분이었다.

“무대는 공연이 있을 때가 아니라,
기억이 남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그날 나는, 관객이었고 동시에 관찰자였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오페라 하우스는 여전히 공연 중이었다.
그 공간 자체가 도시를 위한 무대였고,
나는 그 무대 위를 천천히 걷는 하나의 등장인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