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에의 심장, 동바 시장의 역사와 위치
후에(Hue) 시내 중심부, 향수강(Perfume River) 북쪽 강변에 자리한 **동바 시장(Dong Ba Market)**은 1899년 응우옌 왕조 시절에 문을 연 후 지금까지 120년 넘게 후에 사람들의 생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동바’라는 이름은 과거 이 지역을 지키던 동바 망루에서 유래했으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후에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입니다. 시장 건물은 3층 구조로, 신선 식재료, 의류, 생활용품, 기념품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2. 1층 – 오감이 깨어나는 식재료와 길거리 음식
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이 1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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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식재료: 용과, 망고, 두리안, 파파야 같은 열대과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고수, 라임, 레몬그라스, 고추 등 향이 강한 베트남 향신료가 곳곳에 진열돼 있습니다. 향만 맡아도 베트남 요리가 눈앞에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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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과 해산물: 갓 잡아온 민물고기, 새우, 조개들이 양동이에 담겨 팔리고, 상인들은 능숙하게 손질을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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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푸드: 분보후에(Bun Bo Hue), 반쎄오(Banh Xeo), 반꼬아이(Banh Khoai), 체(chè·베트남식 디저트)까지 시장 한켠의 포장마차에서 갓 만든 음식이 저렴하게 판매됩니다.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현지인들과 함께 먹는 한 끼는 여행의 색다른 추억이 됩니다.
3. 2·3층 – 전통 원단, 기념품, 생활용품
계단을 따라 2층과 3층으로 올라가면 시장의 또 다른 모습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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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자이 원단: 실크, 새틴 등 전통 의상 아오자이에 쓰이는 고급 원단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바로 맞춤 제작 주문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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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과 수공예품: 농라(Nón Lá·베트남 전통 모자), 대나무 바구니, 라탄 가방, 나무 젓가락 세트, 수공예 테이블 매트 등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물건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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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정 문화: 가격표가 없는 경우가 많아, 웃는 얼굴로 대화하며 흥정하면 절반 가까이 깎을 수 있습니다. 상인들도 대화와 흥정을 즐기는 편이니, 가벼운 농담을 섞으면 분위기가 더 좋아집니다.
4. 시장 주변과 여행 팁
동바 시장은 강변에 위치해 있어, 쇼핑을 마친 뒤 향수강 산책로를 걸으며 시원한 강바람을 느끼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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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오전 6시 ~ 오후 6시 (아침 8~10시 가장 활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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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후에 시내 중심에서 도보 10~15분, 택시·그랩으로 5분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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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① 소매치기를 방지하려면 가방을 앞으로 메기
② 날이 덥기 때문에 가벼운 옷차림과 물 준비
③ 음식은 가능한 한 사람이 많은 곳에서 사 먹기
5. 여행자의 한마디
동바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후에 사람들의 ‘삶의 무대’입니다. 상인들의 활기찬 목소리, 갓 튀긴 반쎄오의 고소한 냄새, 산더미처럼 쌓인 열대과일의 색감이 여행자의 감각을 깨웁니다. 유적지에서 느낀 후에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살아있는 현재의 후에’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죠. 여행 중 하루는 카메라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 골목을 천천히 걸어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