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소음을 잠시 멈추고, 빨간 다리를 건너 전설 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엔 조용한 기도와 옛이야기가 흐르고 있었다.”
📍 응옥썬 사당 (Đền Ngọc Sơn / Ngoc Son 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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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중앙의 작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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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30,000동 (약 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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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시간: 매일 08:00 ~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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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시간: 20분~40분 (사진, 관람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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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방문 시간: 오전 9시 이전 또는 일몰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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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지수: ⭐⭐⭐⭐⭐ (짧지만 인상 깊은 경험)
🌉 쎄더홍 다리를 건너는 순간, 마음도 함께 고요해졌다
호안끼엠 호수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멈추는 곳이 있다. 바로 호수 위를
잇는 작은 붉은색 목조 다리,
쎄더홍 다리(The Húc Bridge)다.
이 다리는 베트남어로 “햇빛을 받는 장소”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름처럼
이른 아침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나는 아침 8시쯤 다리를 건넜다. 고요한 호수와 잔잔한 바람 사이로 발걸음이
느려졌고, 바닥에 비친 붉은 기둥의 그림자가 일렁였다.
사람들의 속삭임조차 들리지 않는 듯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무언가 신성한
공간에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 오래된 이야기를 품은 사당, 응옥썬
쎄더홍 다리를 지나면 나타나는 응옥썬 사당은 19세기 중반에 세워진 작은 사원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곳이 가진 정적과 깊이는 결코 작지 않았다.
이 사당은 **무(武)**를 상징하는 영웅
쩐흥다오 장군, **문(文)**을
상징하는 반쓰엉, 그리고
의학과 어업의 수호신까지 함께 모시는
복합적인 성소다.
건물 안에는 향 냄새가 은은하게 퍼졌고, 붉은 나무 기둥과 전통 문양들이 공간을
감싸고 있었다.
벽에는 역사적 장군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고, 중앙의 제단에는 현지인들이 조용히
향을 피우며 기도하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었고, 또 어떤 이들은 조용히 절을 하고
물러났다.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나의 호흡도 느려졌다.
🐢 전설 속 황금 거북이, 현실로 만나다
응옥썬 사당 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작은 전시 공간이었다.
거기엔
2016년까지 호수에 실제로 살았던 거대한 거북이가 박제되어 전시돼 있었다. 이 거북이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고, 그
자체가 하나의 전설이었다.
‘호안끼엠’이란 이름은 ‘되돌려 받은 검의 호수’라는 뜻이다.
전설에 따르면, 과거 레러이 왕이 전쟁에서 나라를 구한 뒤 이 호수에서 황금
거북이를 만나 검을 반납했다고 한다.
이 사당과 거북이 박제는 그 전설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여전히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증거였다.
나는 거북이를 오랫동안 바라봤다.
유리 너머, 말없이 누워 있는 그 모습은 생각보다 더 크고 위엄 있었고, 마치
조용히 나를 응시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사당 주변, 작은 정원 같은 휴식 공간
사당은 단순히 기도와 참배를 위한 곳만이 아니다.
그 주변엔 나무와 연못, 작은 벤치들이 어우러진
정원 같은 공간이 있다.
햇살이 비치는 나무 그늘 아래, 연인이나 노부부가 앉아 있는 모습은 참 정겨웠다.
나는 벤치에 잠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은 대부분 조용했고, 아이들은 잉어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그 시간이 이 여행에서 가장
여유롭고 마음이 따뜻했던 순간이었다.
☕ 사당 밖에서 마무리하는 여유 한 잔
사당을 나와 다시 호수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발길은 카페로 향하게 된다.
근처에는
Cafe Đinh, Note Coffee, The Hanoi House
같은 로컬 감성의 카페가 즐비하다.
나는 사당 앞 골목을 따라 올라간 Cafe Đinh에서
에그커피를 마셨다.
노란빛의 크리미한 거품과 진한 커피의 조화,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사당과 호수
풍경이 그 순간을 완벽하게 만들어줬다.
📸 여행자 팁 정리
항목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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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료 | 약 30,000동 (현금 결제 가능) |
🕰️ 운영 시간 | 08:00~18:00 (17시 전에 입장 추천) |
📷 사진 포인트 | 쎄더홍 다리, 사당 입구, 황금 거북이 전시관 |
⛔ 주의사항 | 복장은 단정하게, 내부는 조용히 관람 |
🧭 주변 명소 | 호안끼엠 호수, 성 요셉 성당, 구시가지 거리, 동쑤언 시장 |
☕ 추천 카페 | Cafe Đinh, Note Coffee, Highlands Coffee (루프탑 뷰 있음) |
💬 마무리 한 줄 후기
“응옥썬 사당에서 보낸 짧은 30분은, 내 마음의 소음을 잠시 꺼주는 조용한 기도 같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