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의 두 번째 심장, 북쪽 감성에 취하다
“크지는 않지만 단단한 도시.”
삿포로나 도쿄 같은 대도시와는 다른 매력.
차분하고 정갈한 분위기 속에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여행을 원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아사히카와(旭川)**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홋카이도 제2의 도시답게 알찬 인프라를 갖추면서도 사람냄새 나는 소박한 거리
풍경이 너무 좋았던 곳.
🚆 DAY 1 – 삿포로를 떠나 북쪽으로, 아사히카와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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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삿포로역 → 아사히카와역 (JR 특급 카무이, 약 1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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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JR 아사히카와역 바로 앞 비즈니스 호텔 (역 도보 3분)
홋카이도의 중심지 삿포로를 떠나 특급열차를 타고 북쪽으로 향합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끝없는 평야와 초록빛 들판, 그리고 가끔 스쳐 지나가는 눈
덮인 산자락.
가장 좋았던 건, 도시를 떠나 점점 한적해지는 그 정서적인 풍경들이었어요.
아사히카와역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도시는 단단하고 깔끔했어요.
정돈된 도시계획, 여유 있는 보도, 그리고 역 주변엔 AEON, 미술관, 쇼핑몰 등 모든
것이 가까이에 있어서 이동이 정말 편했어요.
호텔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바로…
🍜 아사히카와 라멘 마을 – 깊고 따뜻한 국물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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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역에서 버스 10분 또는 택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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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형태: 8~10개의 유명 라멘 가게가 집결해 있는 복합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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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메뉴: 간장 베이스 라멘, 차슈, 반숙 달걀 토핑
아사히카와는
홋카이도 3대 라멘 도시 중 하나입니다.
그중에서도 이 라멘 마을은 여행자에게 정말 유명한 ‘맛집 밀집구역’이죠.
저는 **바이코켄(梅光軒)**이라는 곳에서 라멘을 주문했어요.
맑고 진한 간장 국물에 쫄깃한 면발, 그리고 부드러운 차슈.
첫 젓가락을 들자마자 '아, 따뜻하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홋카이도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먹는 따끈한 라멘 한 그릇은 그 어떤 미슐랭보다 위로가
되었어요.
디저트로 근처의 소프트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홋카이도산 우유로 만든 젤라또를 먹었는데, 정말 부드럽고 고소했습니다.
🛍️ 오후 – 쇼핑과 도시 산책
라멘 마을 근처에는 쇼핑하기 좋은 공간이 다양해요.
AEON Mall 아사히카와역점은
홋카이도 특산품이 가득하고, 현지 식료품 코너에선 지역 과자, 해산물 젓갈류,
유제품을 살 수 있어 선물용으로도 좋았습니다.
시내 중심 거리인 **헤이와도리 쇼핑 스트리트(平和通買物公園)**는 보행자 전용
도로로 이어지는 로컬 상점과 카페 거리입니다.
작은 서점, 생활용품점, 빈티지 가게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어 한참을
구경했어요.
🎨 DAY 2 – 아사히카와 미술관 & 공예의 도시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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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립 아사히카와 미술관
아사히카와 공원 안쪽에 자리한 이 미술관은 자연과 예술이 함께 숨 쉬는 공간입니다.
지역 출신 작가들의 전시가 많고, 인테리어도 따뜻한 느낌이라 오래 머무르고 싶어지는 곳이에요.
방문 당시에는 목공예와 자연을 주제로 한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아사히카와가 가구 산업으로 유명하다는 걸 처음 알았죠. -
도야 공예촌(デザインギャラリー & クラフト館)
일본 가구 디자인의 중심지답게, 도야 공예촌에는 목공예품과 실용적인 가구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특별한 경험이 됐습니다.
공방에서 일하시는 장인의 모습도 볼 수 있어, 그 자체로도 예술.
🦭 선택 일정 – 아사히야마 동물원 (겨울엔 펭귄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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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시내에서 버스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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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이유: 행동 전시가 탁월한 일본 최고 인기 동물원 중 하나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단순한 동물원이 아닙니다.
펭귄이 마치 행진하듯 관람객 옆을 걷는 ‘펭귄 워킹’, 물속에서 수달이 헤엄치는
투명 터널, 공중에서 떠다니는 곰의 관찰 유리 돔 등… 동물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구조가 정말 신선했어요.
특히 겨울에 방문하면 펭귄들이 실제 눈 위를 터벅터벅 걷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어서 완전 감동!
🍶 밤 – 이자카야에서 느긋한 마무리
저녁엔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조용한 골목 안
이자카야를 찾았습니다.
홋카이도산 오징어회, 연어뱃살 구이, 감자버터구이, 그리고 따뜻한 사케 한 잔.
지나간 하루의 풍경을 천천히 되짚으며
느리게,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던 밤이었어요.
🧳 아사히카와 자유여행 팁 총정리
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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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체류 | 2박 3일 (동물원 포함 시) or 1박 2일 (핵심 위주) |
추천 음식 | 간장 라멘, 홋카이도 소프트 아이스크림, 이자카야 요리 |
교통 | JR 홋카이도 패스, 삿포로 특급 열차로 1시간 반 |
계절별 포인트 | 여름: 미술관과 공예 체험, 겨울: 펭귄 퍼레이드와 눈축제 |
숙소 위치 | 아사히카와역 근처 숙박 추천 (이동 동선 편리) |
🌟 마무리하며 – 조용한 감성, 깊은 여행
아사히카와는 크지도, 시끄럽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작고 느리게 흘러가는 그 감정선이 여행자의 마음을 어루만져줍니다.
라멘 한 그릇에서, 미술관의 작품 한 점에서, 동물원의 펭귄 한 마리에게서
묵직한 여운을 느꼈던 아사히카와 여행.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물러나고 싶다면,
그리고
천천히 걷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아사히카와를 꼭 기억해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