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치: 삿포로시 주오구 미야가오카 474
📅 여행일자: 2025년 7월
⛅ 날씨: 맑음 / 낮 25도 / 바람은 서늘하고 공기 맑음
🏙️ 삿포로 도심에서 10분, 전혀 다른 세계로
이날 아침, 삿포로 시내 호텔에서 가벼운 식사를 마치고
지하철 도자이선 ‘마루야마코엔역’에 도착했다.
목적지는 홋카이도 신궁. 관광
책자에도, 여행 블로그에도 자주 등장하는 이곳이
단순한 ‘신사’가 아닌, 진짜 ‘쉼’의 공간이라는 얘기가 내 발걸음을 이끌었다.
역을 나와 10분 정도 걷는 동안,
시끄럽던 도시의 소음은 서서히 멀어지고
귀에 들어오는 건 매미 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바람 소리뿐이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거대한 도리이(신사 입구의 기둥문),
그 순간 나는 삿포로의 또 다른 얼굴과 마주하게 되었다.
⛩️ 홋카이도의 수호신이 깃든 공간
홋카이도 신궁은 메이지 시대
초기인 1869년에 세워졌다.
일본 정부가 홋카이도를 개척하던 시기에
그 땅을 지켜줄 수호신으로서
오쿠니타마노카미(大國魂神),
오오나무치노카미(大己貴神),
스쿠나히코노카미(少彦名神) 세
신을 모시며 시작되었고,
이후 메이지 천황까지 합사되며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다.
입구부터 본전까지 이어지는 숲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자연과 신성함이 뒤섞인 길.
돌계단 하나하나를 오르며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지고,
마음 한 켠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 숲길을 걷는 감각 – ‘쉼’이라는 단어의 실체
홋카이도 신궁의 매력은 단연 ‘자연’에 있다.
기계음 하나 들리지 않는 숲 한가운데를 걷는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깊은 위로를 준다.
걷다 보면 만나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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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이상 된 삼나무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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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공기와 그늘 속 시원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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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다람쥐, 작은 새들까지 뛰노는 야생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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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보이는 전통 복장의 무녀나 신관
한참 걷다 보면 어느새 본전 앞에 도착하게 되는데,
크고 화려한 교토의 신사들과는 달리
홋카이도 신궁은 담백하고 정갈하다.
목재의 질감이 살아 있고, 지붕 곡선은 유려하며,
그 자체로 ‘깊은 시간’을 느끼게 한다.
🛐 참배의 시간 – 조용한 기원, 그리고 감정의 정리
본전 앞에서는 누구나 무언가를 빌게 된다.
누군가는 건강을, 누군가는 사랑을, 누군가는 미래를.
나는 그저 “무사히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라고 속으로 말했다.
📌 일본식 참배 예절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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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있는 ‘수수대’에서 손을 씻고 입을 헹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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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앞에서 2번 인사, 2번 박수, 1번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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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쿠지(운세 뽑기)와 오마모리(부적)는 참배 후 구매
오미쿠지를 뽑았는데, 내용이 꽤 좋았다.
그 말들을 여행 노트에 적어두며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사진보다 분위기가 먼저 기억되는 장소
홋카이도 신궁은 사진이 아름답게 나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공간 그 자체가 더 오래 기억되는 곳이다.
📸 포토 스팟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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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이 아래에서 본전까지 이어지는 돌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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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길 위의 햇살이 드리우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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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쿠지가 빼곡히 묶여 있는 나뭇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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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대 앞에서의 정화 의식 장면
사진을 찍을 땐 사람들의 참배를 방해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카메라보다는 눈으로 더 많이 담고 싶어지는 곳이었다.
🍵 신궁 너머, 삿포로의 또 다른 여유
신궁을 나와 마루야마 공원 쪽으로 향했다.
길목엔 조용한 찻집도 있고,
홋카이도 한정 당고(일본식 떡)를 파는 작은 가게도 있었다.
찻집에서 녹차 한 잔을 마시며 오늘의 시간을 되새겼다.
정해진 일정 없이 흘러간 하루였지만,
가장 내 마음에 남는 날이기도 했다.
💡 여행 정보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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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방 시간: 7:00 ~ 17:00 (계절 따라 약간 변동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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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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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법: 지하철 도자이선 ‘마루야마코엔역’ 2번 출구 → 도보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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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배 에티켓: 수수대 정화 → 2인사 2박수 1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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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시간대: 오전 9~11시 or 오후 3~11시 or 오후 3~4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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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쿠지/오마모리: 본전 옆에서 판매 / 한글 안내 있음
🎒 마무리 한마디
홋카이도 신궁은
관광지 이상의 ‘쉼표 같은 장소’였다.
누군가는 신에게 인사를,
누군가는 자연에게 위로를,
누군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남기는 공간.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삿포로의 바람과 빛이 마음을 다독여주었다.
홋카이도 자유여행 중,
하루쯤은 계획을 비우고 이 숲을 걸어보는 것도 참 좋겠다.
진짜 '여행'은 어쩌면 이런 순간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 함께 가면 좋은 근처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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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루야마 동물원 (도보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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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루야마 공원 (계절 따라 벚꽃, 단풍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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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간식집 한즈케 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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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삿포로역 연계 쇼핑몰 (전철로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