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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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에사시 마을 & 카모메 섬 (江差・鴎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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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홋카이도 남서부 해안, 하코다테에서 차량 약 2시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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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 작은 어촌 마을 + 섬과 해변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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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특징: 조용한 바다 풍경, 역사적 거리, 섬 둘레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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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타일: 혼자 걷기 좋은 로컬 여행지 / 북해도의 바다와 풍경을 느끼는 소도시 힐링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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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체류 시간: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
🌄 아침 – 시계가 느려지는 마을, 에사시에 도착하다
하코다테를 떠나 도로를 따라 서쪽으로 달리다 보면
한참을 아무 생각 없이 창밖만 바라보게 된다.
바닷가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
차창 밖으로는 잔잔한 파도와 오래된 어촌이 어우러진다.
에사시(江差)는 관광지로 유명하진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특별한 곳이다.
사람보다 바람이 더 많이 지나가는 마을.
도착하자마자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 카모메 섬 – 바다 위 작은 세계
마을 끝자락에 자리한 작은 섬, **카모메 섬(鴎島)**은
도보로 건널 수 있는 짧은 다리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멀리서 보면 그저 조용한 풀섶과 나무들이 가득한 낮은 언덕처럼 보이지만,
섬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완전히 다른 시간의 흐름을 체험하게 된다.
섬은 작다. 둘레가 1km 정도밖에 안 된다.
하지만 그 안에는 숲, 바위 해안, 전망대, 등대, 나무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길이 잘 정비돼 있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지만
걸을수록 발걸음은 느려지고, 시선은 하늘과 바다에 머문다.
🍃 바람과 함께 걷는 길
산책로를 걷다 보면 가장 먼저 들려오는 소리는 바람 소리다.
그리고 그 바람에 실려 온 갈매기들의 울음소리.
간혹 나무 사이로 빛이 스며들고,
잔잔한 물결 위에 햇살이 일렁인다.
작은 등대가 자리한 언덕에 오르면
에사시 마을의 지붕과 먼 바다, 그리고 지나온 산책길이 한눈에 펼쳐진다.
거기서 잠시 멈춰 서면, 마음속 소음들이 사라지는 걸 느낀다.
이곳은 ‘무언가를 보기 위한’ 여행지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곳이었다.
🐚 조용한 바닷가, 그리고 오래된 시간
섬에서 나와 마을을 산책하면
에도 시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거리 풍경과 만난다.
기와지붕의 상점, 옛 항구를 보여주는 작은 박물관,
그리고 해풍에 조금씩 바랜 목조 가옥들이 여행자들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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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사시 전통 거리: 옛 무역항의 흔적을 담은 골목과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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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사시 민속자료관: 에도시대 무역선 키타마에부네 관련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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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식당: 해산물 정식, 가자미 구이, 전통 된장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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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지역 특산 멜론을 활용한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인기
이곳에서 먹는 밥은 특별하지 않지만 깊다.
소박한 식사 한 끼에 바닷바람과 따뜻함이 함께 담겨 있다.
🌇 노을이 머무는 시간
해 질 무렵 다시 카모메 섬에 올라섰다.
하늘은 붉게 물들었고, 바다 위에는 잔잔한 노을이 깔렸다.
갈매기들은 둥지로 돌아가고, 산책로엔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곳의 저녁은 조용하다.
조용하다는 건 외롭다는 게 아니라,
마음속 이야기들이 잘 들린다는 뜻이다.
📸 인생샷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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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입구 다리에서 마주한 바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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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 등대에서 마을을 배경으로 찍는 실루엣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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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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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 해안가에서 맨발로 찍는 감성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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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오래된 창틀과 목조 가옥을 배경으로
💡 여행자 팁 정리
항목 |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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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 하코다테에서 버스 약 2시간 (에사시역 또는 터미널 하차) / 렌터카 추천 |
섬 입장료 | 없음 (연결 다리로 자유롭게 입장) |
추천 계절 | 봄 ~ 가을 (겨울엔 강풍, 눈 많음) |
준비물 | 운동화, 바람막이 재킷, 간단한 간식, 물 |
소요 시간 | 카모메 섬 30~40분 + 마을 탐방 포함 약 3시간 |
근처 숙소 | 소규모 료칸, 민박집 몇 곳 있음 (조기 예약 추천) |
📝 여행을 마치며
“큰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작고 조용한 섬 하나가
오히려 가장 깊은 위로를 건네주었다.”
에사시와 카모메 섬은
관광명소의 화려함 대신,
자연과 바람, 걷는 마음의 속도를 전해주는 곳이다.
그곳엔 관광객의 북적임도 없고,
과한 연출도 없다.
단지 ‘그대로의 바다’가 있었고,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여행에서 바라는 건
그런 것 아닐까.
내 안의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도록
세상의 소리를 잠시 낮춰주는 장소.
카모메 섬은, 그런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