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토내해 끝자락, 바람과 절벽이 들려준 이야기, 일본 노노이치 절벽 해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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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코쿠 여행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붐비는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진짜 자연, 진짜 고요함을 만나고 싶어지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때 눈에 띈 곳이 바로 **에히메 서부의 노노이치 절벽 해안(野々市の断崖海岸)**이었습니다.
지도로만 봐도 외딴 마을. 검색해도 사진 몇 장뿐인 정보.
그 ‘덜 알려짐’이 오히려 저를 이끌었어요.


🗺️ 노노이치란 어떤 곳일까?

노노이치는 에히메현 서쪽 끝자락, **세이요시(西予市)**에 속한 작은 바닷가 마을이에요.
기차역도 없고, 정기버스도 희박한,
정말 그 지역 사람들만이 알고 살아가는 마을이죠.

하지만 바로 그곳, 노노이치 해안에는
자연이 수백만 년에 걸쳐 만든 석회암 절벽이 바다와 맞닿은 채 숨 쉬고 있어요.
파도가 깎아내고, 바람이 다듬은 장대한 풍경.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그러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




🚙 우와지마에서 시작된 드라이브

이곳을 가기 위해선 반드시 렌트카가 필요해요.
가장 가까운 도시인 우와지마에서 차를 빌려, 국도 56호선을 타고 서쪽으로 달렸습니다.

드라이브 내내 펼쳐진 풍경은, 말 그대로 "슬로우 시코쿠"
시골 풍경, 논밭, 바다를 낀 작은 항구들,
그리고 가끔 마주치는 고양이 한 마리, 자전거를 타는 중학생.

1시간 반쯤 달렸을까요?
"野々市"라는 작은 표지판을 따라 내려가니, 정말 세상과 떨어진 것 같은 바닷가 마을이 펼쳐졌습니다.


🧭 절벽 해안, 걷기 시작하다

마을에 도착하면 눈에 띄는 건 단출한 민가, 폐교된 듯한 오래된 학교,
그리고 어딘가에서 들리는 파도소리.

절벽 해안까지는 표지판도, 시설도 거의 없어요.
하지만 마을 어귀의 한 아주머니께
“断崖海岸 어디로 가면 돼요?”라고 묻자
방긋 웃으시며 손짓으로 알려주셨어요.

“하얀 언덕 보이지? 그리로 걸어가면 돼. 길은 없어도, 길이 돼 있어요.”


🏞️ 그곳에 서다 – 절벽 끝, 그 앞의 바다

걷고 걷다가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고,
나무 사이로 하얗게 깎인 바위가 드러났습니다.

절벽 끝에 다다랐을 때,
숨이 멎는다는 표현이 딱 어울렸어요.

💬 내가 본 풍경은 이랬어요:

  • 눈 아래로 하얀 석회암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 그 아래 바다는 밀려왔다 밀려가며 절벽을 쓰다듬듯 부딪히고,

  •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르러서,

  • 잠깐… 여기가 일본이 맞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어요.

사진도 몇 장 찍었지만, 어느 순간
핸드폰을 넣고 그저 앉아 바다만 바라봤어요.
30분쯤 그렇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사이 뭔가 제 안에서 차오르다가 사라지는 감정.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눈물이 고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주는 위로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 끊임없이 '무엇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요.
유명한 걸 보고, 사진을 찍고, 먹고, 남기고.

하지만 이곳은 달랐어요.
그저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장소.

아무 말 없이, 바람을 맞고, 절벽에 앉아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고’ 있다는 느낌.
그게 얼마나 값진 감정인지 새삼 깨달았어요.


🍙 조용한 마을, 따뜻한 한 끼

해안을 다 둘러본 후, 노노이치 마을로 돌아왔어요.
식당은 딱히 없지만, 마을 입구의 조그만 슈퍼에 들어가니
손수 만든 어묵 도시락과 주먹밥, 멸치 반찬이 몇 개 남아 있었어요.

할머니께서 “오후엔 다 팔려요~” 하시며 웃으시길래
남은 걸로 하나 사서,
차 안에서 뒷문 열어두고 바다 보며 먹었어요.

조용한 바람, 멀리 파도소리,
그리고 따뜻한 도시락 한 끼.

호텔 뷔페보다, 고급 료칸보다
이 순간이 제 여행 최고의 식사였습니다.




📷 작은 팁: 일몰 시간은 꼭 한번 보세요

노노이치 절벽은 서해를 바라보고 있어서,
맑은 날 일몰이 정말 아름다워요.

해가 천천히 절벽 아래 바다로 스며들면서
석회암이 주황빛으로 물들고,
하늘과 바다가 한 색으로 녹아내리는 풍경은…
그냥 말이 필요 없어요.


🧳 여행 정보 요약


항목 내용
위치 에히메현 세이요시 노노이치 해안
이동 렌트카 추천 (우와지마 출발 약 1시간 30분)
추천 시간 오전 10시~정오, 또는 해질 무렵 🌅
입장료 없음 (자연 절벽)
주차 마을 길가 여유롭게 가능 (단, 주민 배려 필수!)
식사 슈퍼 도시락 또는 도시락 준비해가기 추천
숙소 세이요, 우와지마, 유와온천 주변 료칸 가능

✨ 한 줄 소감


“절벽 끝에 앉아 바라본 바다,
그 풍경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더 고요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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