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오늘은 규슈 자유여행 중에서 가장 특별하고 이국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는,
**나가사키현 히라도(平戸)**를 소개해볼게요.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지만, 이곳에는 일본의 과거와 유럽의 흔적이 나란히 공존하고
있어요.
정갈한 일본식 사찰 바로 옆에 서양풍 성당이 서 있고,
붉은 지붕과 벽돌 건물, 돌계단을 따라 이어지는 골목들이
“여기가 정말 일본 맞아?”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죠.
히라도는 말 그대로 ‘시간과 문화가 엇갈려 흐르는 도시’였어요.
🗺 어디에 있을까요? – 일본 무역의 시작점
히라도는 일본 규슈의 북서쪽 끝, 나가사키현에 위치한 작은 섬 도시예요.
지금은 다리로 본토와 연결되어 있지만, 과거엔 배로만 닿을 수 있는 외딴
섬이었죠.
16세기~17세기 초, 일본이 처음으로 유럽과 교류를 시작했던 항구 중 하나로,
포르투갈·네덜란드 상선이 드나들며 서양 문물이 처음 들어온 곳이기도 해요.
그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어, 지금도 걷기만 해도 역사와 문화의 결이
느껴져요.
🚗 가는 방법 – ‘조금 멀지만 오히려 좋아’
히라도는 접근성이 뛰어난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렇기에, 도착했을 때 느껴지는 고요함과 고즈넉함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져요.
이동 방법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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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하카타역 → 사세보역 (JR 특급 열차, 약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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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세보역 → 히라도역 or 히라도항 (버스 or 렌터카, 약 1시간)
렌터카로는 후쿠오카에서 약 2시간 반 정도 걸려요.
**히라도 대교(平戸大橋)**를 건너며 보이는 푸른 바다와 섬 풍경이
이 여행의 첫 감동 포인트!
🏯 히라도성과 항구 – 바다와 함께 살아온 도시
히라도의 상징적인 장소는 바로 **히라도성(平戸城)**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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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마주한 언덕 위에 지어진 일본식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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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는 무사 유물, 히라도의 무역사 관련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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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전망대에서 보는 히라도만의 뷰는 그야말로 절경
벚꽃이 필 무렵에는 성 주변이 연분홍빛으로 물들고,
가을엔 바다 너머 석양이 지는 풍경이 너무도 서정적이에요.
성 아래쪽 히라도항 근처는
과거 무역선이 오갔던 흔적이 남아 있는 지역.
지금은 조용한 산책길이자, 현지 어부들이 작은 배를 정박해 놓은 평화로운 마을의
풍경이에요.
🏛 자비에르 성당 & 자쇼인 절 – 동서양이 마주보다
히라도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 스팟은
성 프란치스코 자비에르 기념 성당과 자쇼인 절이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이에요.
두 건물은 단 몇 걸음 거리인데,
하나는 붉은 벽돌의 고딕 양식 성당,
다른 하나는 검은 지붕의 일본 전통 사찰.
이 둘이 한 화면에 나오는 순간,
‘문화가 섞인다는 게 어떤 감정인지’ 몸소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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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르 성당: 포르투갈 선교사가 일본에 도착해 세운 최초의 천주교 성당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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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쇼인: 선종 사찰로, 일본 전통 불교문화의 한 축을 이루는 곳
한쪽에는 십자가, 다른 한쪽에는 불탑이 있고
그 중간엔 돌계단과 바닷바람이 지나가요.
그 장면은 정말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 고자사카 & 히라도 네덜란드 상관지
도시 자체가 크진 않지만, 구석구석 걸을수록 재미있는 장소가 많아요.
📍 고자사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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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의 돌계단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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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상점과 전통 가옥이 줄지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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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카페와 갤러리로 개조된 공간도 많아 분위기 있음
📍 히라도 네덜란드 상관지 (オランダ商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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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무역 사무소이자 창고로 쓰였던 건물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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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는 무역 항로 지도, 일본에 소개된 유럽 제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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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벽돌 외관과 석조 창문이 유럽 느낌 가득
걷는 동안 마치 한 권의 역사책 안을 천천히 넘기는 느낌이었어요.
🍱 지역 음식 – 바다와 유럽의 맛이 섞인 한 접시
히라도는 음식도 독특해요!
무역 도시로서 다양한 식문화가 전파됐고,
그 전통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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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도 스시 정식: 신선한 해산물과 지역 특산 소스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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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고기 요리: 전통 요리로, 가볍게 시식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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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도스: 포르투갈풍 달걀 디저트. 촉촉하고 달콤한 고급 양과자
작은 찻집에서는 히라도 유자차나 향이 좋은 말차도 즐길 수 있어요.
도자기 찻잔에 담긴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바다를 보는 시간이 정말 좋았어요.
📸 사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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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도성 전망대에서 본 항구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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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에르 성당 + 자쇼인 절 투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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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상관지의 붉은 건물과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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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사카의 돌계단과 고풍스러운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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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에 물든 히라도대교 실루엣
📌 여행 정보 요약
항목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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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 | 나가사키현 히라도시 |
🚗 교통 | 하카타 → 사세보 → 히라도 (열차 + 버스 or 렌터카 약 3시간) |
🏰 주요 명소 | 히라도성, 자비에르 성당, 자쇼인, 고자사카, 네덜란드 상관지 |
🍱 음식 | 해산물 정식, 고래 요리, 포르투갈 디저트 ‘카스도스’ |
🎈 분위기 | 조용함 + 유럽풍 + 일본 전통이 함께 있는 도시 |
🕰 추천 일정 | 당일치기 or 1박 2일 힐링 여행 |
🧳 마무리하며 –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도시
히라도는 북적이는 관광지는 아니었어요.
쇼핑도, 온천도, 테마파크도 없어요.
하지만 그 대신,
‘걸을수록 깊어지는 여행’이 가능한 곳이었어요.
조용히 걷고, 오래된 돌담을 만지고,
지나간 역사를 상상하며 오늘의 햇살을 쬐는 시간.
그 모든 순간이 깊게, 그리고 천천히 기억 속에 스며드는 여행지.
규슈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고 싶다면,
히라도는 분명 아름다운 대답이 되어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