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시코쿠 여행에서 저는 화려한 도시나 번화한 거리보다,
조금은 조용한 시간을
원했어요.
그런 순간에 떠오른 장소가 바로 **가가와현 다카마쓰시의 야시마(屋島)**였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전망대가 아닙니다.
헤이안 시대의 가장 비극적인 전투, 단노우라 해전의 무대.
그리고 지금은, 세토내해의 풍경과 고요한 시간을 선물해주는 곳이에요.
🗺️ 야시마란?
‘야시마’는 일본어로 **지붕산(屋島)**이라는 뜻인데요,
그 이름처럼
평평하고 넓게 펼쳐진 산 능선
위에 서 있는 느낌이에요.
시내에서 불과 30분 거리에 있지만,
그 풍경은 도심과 완전히 다른 세계.
높이 약 292m의 이 산 위에서는
세토내해의 수많은 섬과 다카마쓰 시가지, 심지어 세토대교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어요.
🚗 접근 – 도시와 자연, 그 사이의 거리
저는 다카마쓰역 근처에서 렌트카를 빌려
국도 11호선을 따라 드라이브를 시작했어요.
야시마 정상까지는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무료 주차장도 넉넉하게 마련돼 있어서 편하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도중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정말 감동이에요.
시코쿠의 자연은 참 담백하고,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야시마 전망대 –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곳
전망대에 도착하자마자 펼쳐지는
360도 파노라마.
구름이 잔잔히 떠 있는 하늘, 그 아래 푸르게 빛나는 세토내해,
섬과 섬 사이로 오가는 작은 배들…
📌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
소리조차 조용한 풍경
사람의 소음보다 바람 소리, 새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공간이에요. -
해 질 무렵의 마법 같은 빛
해가 지기 시작하면 바다 전체가 주황빛으로 물들고,
절벽 아래로 드리운 그림자와 함께 정말 말문이 막힐 정도의 아름다움이에요.
잠시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그동안 바쁘게만 달려왔던 내 마음에
잠깐의 멈춤을 선물했어요.
⚔️ 단노우라 전투터 – 풍경 속에 숨겨진 이야기
야시마 전망대 옆에는 조용한 기념비 하나가 있어요.
바로
단노우라 전투의 전적지 표식입니다.
이곳에서 1185년,
**겐지(源氏)와 헤이케(平家)**가 마지막으로 맞붙은
야시마 전투가
펼쳐졌어요.
이 전투에서 헤이케는 대패했고, 어린 황태자 안토쿠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바다로 몸을 던졌죠.
📚 그 순간이 바로 일본 역사상 가장 슬픈 장면 중 하나로 기억돼요.
그 기념비 앞에 서서
저도 잠시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이 바다를 마지막으로 본 그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파도는 여전히 잔잔했지만,
그 풍경은 그저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 야시마지 – 절 속에 남겨진 위로
야시마 정상에는
시코쿠 88사찰 중 제84번,
야시마지가 있어요.
이 절은 헤이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죠.
경내에는 거북이 모양의 바위,
전투에서 패한 병사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한 불상과 탑들이 조용히 놓여 있습니다.
특히, 본당 앞의 향 냄새와 염불 소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명상이었어요.
여기선 누구도 시끄럽게 굴지 않고,
모두 조용히 걷고, 조용히 바라보고, 조용히 기도하더라고요.
🫖 쉬어가기 – 카페에서 내려다본 세토내해
야시마 전망대 근처에는 작은 전망 카페가 하나 있어요.
‘레스트하우스 야시마’라는 곳인데,
이곳의 명물은 단연
유자차와 시코쿠 레몬 케이크.
창가 자리에 앉아
따뜻한 차를 한 모금 마시며
구름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을 보았을 때,
그 순간은 어느 미술관보다 더 예술적이었습니다.
📷 인스타용 감성컷도 여기서 찍으면 최고예요!
📜 작은 전설들 – 바위와 바람, 그리고 거북이
야시마엔 여러 전설도 함께 남아 있어요.
특히 **거북이 바위(亀石)**는 유명한데,
패전한 헤이케를 위로하기 위해 수많은 거북들이 바다에서 절로 올라왔다는 이야기.
어린아이들과 함께 오면 동화처럼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라,
가족 여행자들에게도 의미 있는 포인트가 될 거예요.
🎒 여행 정보 요약
항목 | 내용 |
---|---|
📍 위치 | 가가와현 다카마쓰시 야시마 |
🚌 이동 | JR 야시마역 or 코토덴 야시마역 → 도보 or 택시 10~15분 |
🚗 주차 | 전망대 정상에 무료 주차장 있음 |
⏰ 추천 시간대 | 오후~일몰 전 (노을 보기 최고) |
📷 사진 포인트 | 전망대, 단노우라 기념비, 야시마지, 거북이 바위 |
🛕 입장료 | 없음 (야시마지 기부금 자율) |
🍵 카페 | 야시마 레스트하우스 – 유자차 & 경치 맛집 |
🧳 준비물 | 편한 신발, 바람막이, 카메라, 따뜻한 마음 😊 |
✨ 마무리 소감
“그날 야시마에서 바라본 바다엔 말이 없었지만,
역사의 무게와 오늘의 고요함이 함께 흐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