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에는 수많은 산이 있고, 수많은 숲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유독 ‘다이세츠잔(大雪山, Daisetsuzan)’이라는 이름은
무언가 특별한 무게감을 지닌다.
그 이름의 뜻은 ‘큰 눈의 산’.
실제로 이곳은
홋카이도에서 가장 먼저 눈이 내리고, 가장 늦게 녹는 땅이다.
단풍도, 설경도, 들꽃도…
모든 계절이 이곳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고, 가장 깊게 물든다.
🗺️ 다이세츠잔 국립공원이란?
-
위치: 홋카이도 중앙부
-
면적: 약 2,267㎢ (일본 국립공원 중 최대)
-
구성: 2,000m급 화산과 협곡, 고원, 온천지대, 고산 생태계까지 포함한 거대한 자연 군
아사히다케(旭岳),
구로다케(黒岳),
소운쿄(層雲峡) 등은
각기 다른 얼굴을 지닌 ‘입구’이며,
이 공원은 단 하나의 산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고산 생태계다.
이곳은 도시와 단절된 듯한 깊은 고요 속에서
자연을 걷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시간이 흐른다.
🌿 첫인상: 공원이 아니라, 대륙 같았다
도카치 산맥에서 아사히다케 방향으로 북상해 도착한 다이세츠잔은
일본의 어느 국립공원보다
크고, 높고, 깊었다.
하늘은 투명했고, 바람은 차가웠다.
곰이 살고 있다는 표지판과, 나무 위를 뛰어다니는 다람쥐,
그리고 발끝에 핀 들꽃들.
내가 지금 ‘보호된 숲’이 아니라,
진짜 야생 속에 있다는 실감이
들었다.
🏞 대표 지역별 여행 포인트
1. 아사히다케(旭岳)
-
홋카이도 최고봉 (2,291m)
-
로프웨이로 1,600m까지 이동 후, 스가타미 평원 산책 가능
-
여름엔 꽃, 가을엔 단풍, 가을 말엔 눈
-
분기공(화산가스 뿜는 구멍) 근처를 지날 때는 ‘지구의 숨결’을 느끼게 된다
🍁 9월 중순~하순 단풍 시즌이면 평원이 온통 붉게 물든다
🥾 정상까지는 왕복 약 5~6시간의 중상급 등산 코스
2. 소운쿄(層雲峡)
-
협곡과 폭포의 마을. 거대한 절벽 아래로 도로가 이어지고
-
류세이노타키(流星の滝), **긴가노타키(銀河の滝)**는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
단풍철에는 절벽 전체가 불탄 듯 붉게 물든다
🛁 소운쿄 온천 마을에 숙소들이 밀집되어 있어
트레킹 → 숙소 → 온천 → 저녁 식사 루틴이 이상적이다
3. 구로다케(黒岳)
-
소운쿄에서 로프웨이 + 리프트를 이용해 5합목까지 진입 가능
-
여기서부터 2시간가량 등산하면 정상 도달
-
여름엔 설경, 가을엔 단풍, 겨울엔 눈꽃 트레킹까지 가능
📸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아사히다케 방향 풍경은 압도적이다
단풍 시즌은 9월 초~중순, 일본에서 가장 빠른 단풍 명소
🐾 진짜 야생과 마주치는 경험
다이세츠잔은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이 아니다.
야생의 삶과 생태가 고스란히 유지되는 진짜 숲이다.
🐻 만날 수 있는 동물들
-
에조히구마(蝦夷羆) – 홋카이도 토종 곰, 산 깊은 곳에서 서식
-
에조시카 – 사람과의 거리감이 가까운 사슴
-
에조다람쥐, 담비, 삵, 야생 여우
-
고산지대의 작은 꽃들과 새, 나비 등 다양한 생물군
🎒 주의사항
곰 방울 필수 (소리로 곰을 피해감)
먹이·쓰레기 절대 방치 금지
야간 산행 X
🥾 추천 트레킹 코스
🔸 스가타미 평원 탐방로
-
아사히다케 로프웨이 하차 후
-
왕복 약 1~2시간
-
분기공, 연못, 고산 들꽃과 야생화 군락지 감상 가능
🔸 구로다케 정상 루트
-
리프트 상단에서 출발
-
왕복 약 2~3시간
-
능선이 뚜렷하고 경치가 탁월
-
일몰 타이밍에 올라가면 몽환적인 황혼이 펼쳐짐
🔸 다이세츠잔 종주 트레일 (상급자 전용)
-
아사히다케 → 구로다케 → 오비라자와 등
-
2~3일 이상 산장 숙박 필수
-
일본 100명산 중 가장 ‘야생적’인 루트로 손꼽힘
♨️ 걷고 난 후엔, 온천으로
이 거대한 자연 속에 온천이 있다는 건
신이 허락한 사치처럼 느껴진다.
-
소운쿄 온천: 대형 료칸, 가족탕, 노천탕, 당일치기 이용 모두 가능
-
아사히다케 온천: 조용한 고지대 료칸, 별보기 좋음
-
료운카쿠(凌雲閣): 트레커들이 애용하는 고지대 온천 료칸
🍱 산에서 먹는 맛, 다른 세상
-
홋카이도 전통 산채 정식
– 제철 나물, 된장국, 잡곡밥, 연어회 등 깔끔한 한상 -
곰 고기 카레 / 사슴고기 구이
– 지역 한정 특식, 생소하지만 담백한 맛 -
산장 도시락 & 커피
– 능선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모금, 평생 기억남
📸 인생 사진 명소 Best 5
1. 아사히다케 분기공과 스가타미 평원의 반영
2. 구로다케 능선 위 붉은 단풍길
3. 소운쿄 폭포를 배경으로 한 협곡 산책
4. 일몰빛 스며든 노천탕
5. 설경 위에 찍힌 여우 발자국
📝 여행 팁 요약
항목 | 내용 |
---|---|
추천 일정 | 2박 3일 이상 (구역별로 즐기기 위해) |
베스트 시즌 |
6~ 10월~3월: 설경과 눈꽃 산책 |
교통 | 렌터카가 가장 효율적 (포인트 간 이동 多) |
숙박 | 소운쿄/아사히다케/구로다케 온천 료칸 |
주의 | 곰 주의, 고산 기후 대비 방한복 필수, 날씨 변화 빠름 |
✨ 마무리하며
다이세츠잔은 ‘산이 예쁘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풍경을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받는다.
산과 하늘 사이를 걷다 보면,
문득 내가
지금 어느 계절의 어디쯤에 와 있는지조차 잊게 된다.
바쁜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고요와 순수함,
내 안의 감각이 다시 깨어나는 경험.
그게 바로 다이세츠잔이 주는 진짜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