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통 도시 속 이질적인 공간
후에(Hue)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체로 황성, 왕릉, 향수강 같은 역사와 전통이 깃든 장소들입니다.
하지만 시내에서 남쪽으로 약 10km 떨어진 숲 속, 전혀 다른 성격의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호투이띠엔(Ho Thuy Tien) 폐허 테마파크입니다.
2004년, 약 3백억 VND를 투자해 화려하게 문을 열었지만, 방문객 부족과 관리 부진으로 불과 몇 년 만에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이후 정부가 공식 폐쇄했지만, 그 이국적이고 묘한 분위기 덕분에 여행자와 사진가들에게 ‘숨겨진 명소’로 알려지게 되었죠.
2. 호수 위의 거대한 용
이 테마파크의 상징은 단연 호수 중앙에 세워진 거대한 용 모양 전망대입니다.
용의 몸체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계단을 오르면, 머리 부분인 전망대에 도착하게 됩니다.
용의 입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압도적입니다. 잔잔한 호수와 그 주변을 둘러싼 울창한 숲, 그리고 멀리 보이는 후에 외곽의 시골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비록 벽은 페인트가 벗겨지고, 유리창은 깨져 있지만, 그 황폐함이 오히려 시간의 무게와 스토리를 더합니다.
3. 버려진 놀이기구와 폐허의 매력
호수 주변에는 한때 워터파크로 쓰였던 물놀이장, 워터 슬라이드, 공연장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모두 녹슬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지만, 그 틈으로 스며드는 햇빛과 그림자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일부 벽과 기둥에는 현지 젊은이들이 남긴 그래피티가 있어, 폐허와 스트리트 아트가 묘하게 어우러진 느낌을 줍니다.
특히 워터 슬라이드 끝에 고여 있는 빗물과, 그 주변에 자란 식물들이 보여주는 ‘자연의 점령’은 인상적입니다.
4. 방문 시 팁과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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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 이동: 후에 시내에서 오토바이로 약 20분, 택시나 그랩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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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상황: 공식 폐쇄 상태이므로, 시기에 따라 경비원에 의해 출입이 제한될 수 있음. 일부 여행자는 입장료(비공식)를 지불하고 들어가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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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인트: 용 전망대, 워터 슬라이드, 공연장 폐허, 호수 주변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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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녹슨 철 구조물, 미끄러운 바닥, 깨진 유리 등이 있어 운동화 착용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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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시간대: 오전 이른 시간 또는 해질 무렵, 부드러운 빛과 낮은 햇살이 폐허를 더욱 극적으로 만듦
5. 여행자의 한마디
호투이띠엔 폐허 테마파크는 ‘시간이 멈춘 공간’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립니다.
왕궁과 사원에서 보는 역사는 정제되고 보존된 과거라면, 이곳의 역사는 아직 복원되지 않은 채, 자연과 함께 서서히 변해가는 현재진행형의 과거입니다.
고요한 호수와 녹슨 용, 잡초가 무성한 워터 슬라이드 사이를 걷다 보면, 이곳이 왜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사진 명소로 남았는지 알게 될 겁니다.
후에의 또 다른 얼굴을 보고 싶다면, 역사 유적 사이에 하루쯤 이런 ‘버려진 낭만’을 넣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